한인섭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11일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것과 관련, “본인은 정권 교체하는데 힘껏 돕고 연구실로 돌아오는 게 더 폼 나는데 이번엔 마 잡혀버린 모양”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민정수석과 관련한 논란 등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한 글을 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조 교수가 출세한 건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출세는 무슨… 징발된 것”이라며 “문재인이란 분이 눈 꿈벅꿈벅하며 우물우물 뭐라 하면서 잘 낚아간단 소문이 있더라”고 재치 있게 적었다.
조국 민정수석의 ‘폴리페서(polifessor·정치 참여 교수)’ 논란에 대해선 “연구·강의 잘 않고 밖으로 돌아다니며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교수를 부정적 의미에서 폴리페서라고 한다”면서 “조 교수의 연구업적은 톱 랭킹이고, 피인용지수는 법학자 중 제일 높은 쪽”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조 교수는) 평소엔 늘 연구실에 있다”며 “학교에서 만나기 제일 쉬운 교수가 조국”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 논란과 관련해서는 “독재하 국보법 위반자는 민주화운동이 아니었던가”라며 “서울대에서 교수를 뽑을 때 선배교수들에게 그 점은 아무 문제도 안됐다. ‘학생운동=민주화운동’이라는 용기있는 행동이란 틀에서 이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국 민정수석의 검찰개혁 의지에 대해선 “잘 하기 가장 어려운 과제인데 고생길이 훤하니 조금이라도 도와야지 하는 동료들이 많더라”며 “후배, 제자 중에도 검사가 수두룩한데, 그들이 좀 신뢰받고 존경받는 검사가 되어야 선생, 선배로서 좋은 일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 외에도 조국 민정수석에 대해 “주장이 센 편이 아니라 표현이 정확하다”면서 “묘한 게 예절과 자세가 아주 좋으니 미움을 증발시킨다. 신언서(판) 다 있으니 얄미움 유발형일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또 조국 민정수석의 ‘외모 패권’이 화제인 것에 대해선 “외모보다 인격과 품위가 참 반듯한데 그점에 대한 주목을 방해하는게 외모”라고 평했다.
한 교수는 조국 교수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것이 기쁘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며 “캠퍼스에서 같이 잘 지내는 후배친구를 데리고 가버렸으니 대통령이 좀 원망스럽기도 하고….쓸쓸하기도 하고…”라고 답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한 교수의 해당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해 눈길을 모았다.
한편 조국 민정수석은 11일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고심 끝에 민정수석직을 수락했다. 능력 부족이지만 최대한 해보겠다”며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치고 학교로 돌아올 때 까지 페북을 접는다. 메시지에 대한 답도 불가능하다. 널리 양해 구한다. 다들 건강 건승하십시오!”라며 민정수석직을 맡는 동안 개인 소셜미디어 활동은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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