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 허브로 성장하는 ‘메디밸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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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개 의료 관련 기업 입주… 기술이전 바탕으로 경쟁력 강화
신약 물질-의료기기 개발도 활발… 정부도 나서 재정자립 돕기로

동아시아 첨단의료 허브를 목표로 조성 중인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기업 입주와 기술 이전 성과가 잇따르며 정부가 기반 확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동아시아 첨단의료 허브를 목표로 조성 중인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기업 입주와 기술 이전 성과가 잇따르며 정부가 기반 확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한방의약 전문기업 ㈜옥천당은 최근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메디밸리) 내 연구개발특구에 새 사옥을 준공했다. 2002년 울산에서 창업한 옥천당은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우수 한약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HGMP)을 획득했다. 옥천당은 신기술과 현대화된 한방 처방을 의료기관에 제공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한약재 원료 추출 연구와 약품 제조,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해외 진출에 도전한다. 구성민 대표는 “메디밸리에 있는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응용기술센터 등과 연구를 진행해 한약제의 세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메디밸리가 첨단의료 허브(hub·중심)로 성장하고 있다. 늘어나는 입주 기업과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의료 경쟁력뿐 아니라 국책기관과 연구시설의 동반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메디밸리 52개, 연구개발특구 61개의 의료 관련 기업이 입주했거나 이전을 준비 중이다.

신약 후보 물질과 의료기기 개발도 활발하다. 메디밸리 운영기관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DGMIF)과 경북대병원 선도형 신약개발사업단은 최근 악성 갑상샘암 치료용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해 ㈜한국전통의약연구소에 기술을 이전했다. 신약 개발 전문기업인 한국전통의약연구소 역시 메디밸리 입주 기업이다. 갑상샘암 치료 물질은 3년 안에 신약으로 만들어져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이전료 10억 원과 매출액의 3%가량을 추가로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DGMIF 신약개발지원센터와 국립암센터는 최근 공동 개발한 ‘뇌암 줄기세포 표적치료제’를 바이오 벤처기업 ㈜보로노이에 25억 원을 받고 이전했다. 보로노이와 협력해 뇌종양뿐 아니라 여러 가지 암을 방지하고 재발을 막는 치료법도 연구할 계획이다. DGMIF는 최근 급성골수백혈병 치료제를 포함해 신약 후보 물질 3건의 기술을 이전했다. 맥박과 혈압, 혈당 같은 생체정보를 병원에 전송하는 의료기기도 개발해 특허를 이전했다.

이 같은 성과가 이어지자 보건복지부는 메디밸리의 재정 자립 시기를 늦추고, 성장 기반을 늘리고 보충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내년부터 예산 지원을 중단하려고 했지만 ‘성장 후 자립’으로 방향을 바꿨다. 2019년까지 기업 맞춤형 공동 연구개발 등을 위해 4400억 원을 지원한다. 연구 인력도 현재 400여 명에서 600여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DGMIF는 메디밸리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운영 효율 및 수익을 높이기 위해 현재 15% 수준인 재정 자립도를 2019년 38%, 2025년 5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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