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엔 하루 800대 이상 차 몰려… 임대차-삼륜차-자전거 등 북새통
제주도 “6월부터 추가 차량 반입금지”
섬 속의 섬으로 유명한 제주 우도가 차량과 관광객이 몰리면서 사고 및 환경 훼손 등의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가 신규 대여 차량 제한 정책을 도입했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효과가 나타날지 미지수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2일 오전 제주시 우도면 하우목동항(港). 간간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항선에서 ‘섬 속의 섬’ 관광지로 유명한 우도의 절경을 즐기려는 관광객과 차량이 끊임없이 내렸다. 항구에는 순환버스, 승합차가 장사진을 이뤘고 탐방객이 몰고 온 승용차, 건설용 자재를 나르는 레미콘차량들이 뒤엉켰다. 좁은 도로에는 대여 차량과 외부 차량, 섬 순환버스, 자전거, 보행자가 쉴 새 없이 오갔다. 시속 20∼30km 속도로 서행하는 전기삼륜차 뒤를 따라가던 섬 밖 차량이 아슬아슬하게 추월하기도 했다.
이날 비가 내려 우도를 찾은 차량은 248대에 불과했지만 여름철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800대의 외부 차량이 우도에서 운행하는 대여 차량과 삼륜차, 자전거들과 뒤섞여 극심한 혼잡이 빚어진다. 제주도가 우도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운행 제한 조치를 내놓았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다.
○ 포화 상태 우도 교통
우도를 찾는 연간 탐방객은 2012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 102만7223명을 기록했다. 2014년 151만5300명, 2015년 205만7039명, 2016년 223만885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우도에 들어오는 차량은 2014년 13만8097대, 2015년 20만400대, 2016년 19만8375대로 하루 평균 490대 수준이다.
하지만 우도 도로 사정은 열악하기만 하다. 면적 6.18km²의 섬에 해안도로(총연장 12.9km)를 비롯해 농어촌도로, 마을 안길 등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는 총연장 27.3km다. 도로 폭은 순환버스와 승용차가 동시에 지나기 힘든 4∼6m. 인도 구분도 없다.
제주도는 2008년 7월부터 성수기(7, 8월) 우도에 들어가는 외부 차량을 605대로 제한하는 차량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당시 우도 등록차량 597대와 하루 입도 가능한 외부 차량 605대를 합쳐 수용할 수 있는 우도 적정 차량을 1200여 대로 잡았다.
그러나 현재 우도에서 운행하는 차량은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 2월 기준 우도에 등록된 사륜차량은 1098대로 하루 평균 입도 외부 차량 490대를 합하면 1588대나 된다. 성수기에는 1898대로 많아진다. 여기에 탐방객에게 대여하는 이륜·삼륜차, 자전거 2017대를 더하면 이동 수단은 4000대에 육박한다. ○ 신규 대여 차량 운행 금지
교통 문제로 불편과 피해가 커지자 제주도가 칼을 빼들었다. 제주도는 12일 우도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의 운행을 제한하는 ‘우도면 내 일부 자동차 운행 제한 명령 공고’를 냈다. 6월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대여업체의 신규 및 추가 차량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운행 제한명령을 위반하면 대당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제주도는 이달 말까지 우도 내 렌터카와 이륜차에 대해 자율 감축을 유도해 사업용 차량을 줄이기로 했다. 성수기에만 시행하던 차량총량제를 연중 운영할 방침이다. 오정훈 제주도 교통관광기획단장은 “우도의 적정 차량 수용 분석을 통해 현행 605대인 외부 차량의 진입 제한 대수를 줄이는 한편 전면 제한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도항선사, 대여업체 등의 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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