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전여옥 작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37년 전 대학생 시절을 떠올렸다.
전 작가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벌써 37년 전이다. 1980년 5월17일, 그때 저는 이대학보사의 편집장이었다"고 서두를 열었다.
전 작가는 "그날 학보사가 있던 가정관 건물 아래 식당에서는 전국총학생회장들이 모여 전체회의를 열고 있었다"며 "갑자기 ‘퍼버벅-’하는 소리가 들렸고 동시에 날카로운 비명이 터졌다.사람이 곤봉같은 것을 맞는 소리를 들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저 역시 화들짝 놀라 학보를 소파밑을 비롯해 이곳저곳에 숨겼다. 이윽고 저희 학보사에도 군인들이 들이닥쳤고 저희는 맞는 것이 무서워서 순순히 끌려갔다. 학생회장들이랑 수많은 다른 학생들과 뒤섞여 닭장차에 오르려는 순간 제가 아는 교수님이 얼른 다가와 저희를 끌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검색을 무사히 통과해서 학교를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전 작가는 "그렇게 한달을 그 선생님댁에서 숨어지냈다. 그 젊고 철없던 시절, 광주의 비극적 상황속에서도 나약한 여대생으로 죽은 듯이 숨어있는 제 자신이 참 힘들었다. 그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37년 전의 저, 그리고 친구들’에게는 잊을 수없는 ‘개인사’이자 ‘역사’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는 문재인대통령의 5.18민주화운동의 기념사를 서너차례 읽었다"며 "더 무슨 말을 하겠냐. 저 역시 치유받은 느낌이었습니다. 37년전 나약한 겁장이 여대생의 죄책감에서 말이다"고 털어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