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인 23일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 “‘정의로운 일을 했을 때 끝이 안 좋다’ 이런 사회불안이 내면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가 아주 극단적인 위기상황에서 상황을 비관적으로 해석하게 만들었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을 저술하기도 한 김태형 소장은 이날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건강이 우수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약점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 임기 말에 ‘돌 뿌리에 걸려 넘어져도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이런 말이 유행할 정도로 거의 모든 사람의 분노나 스트레스를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푸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있었다”면서 “예를 들어 교실에서 깡패들이 한 학생을 계속 괴롭히면, 구경하던 학생들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처음엔 깡패를 욕하지만 오래되면 맞는 학생을 욕한다. ‘왜 이렇게 교실을 소란스럽게 만들어. 우리 너무 힘들어.’ 이게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에 집중적으로 사람들의 타깃이 된 심리적 상황이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격이 강력해지자 나중에는 이 상황 자체가 지긋지긋하게 된 것”이라면서 “그래서 ‘노무현만 없으면, 이런 상황이 안 일어나지 않았겠느냐’는 식의 비정상적인 투사 혹은 전의, 이런 게 있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인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일단 정신건강이 대단히 우수한 분”이라면서 “사람이 나이를 많이 먹고 나면 성장을 잘 하지 않는다. 대체로 정체하거나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은 거의 중년기의 나이에도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셨다. 이런 것을 보면 정신건강이 굉장히 우수하다는 것을 금방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굉장히 솔직하시다”며 “꾸밈이나 가식이 없고 자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분이고, 한 평생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싸웠던 정의의 화신”이라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선 “당시에 개혁세력이나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공격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그 고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집중이 됐었다”면서 “그러다보니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진보개혁세력 전체가 와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건강이 우수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약점이 있다”면서 “사회불안이라고 제가 명명한 그런 약간의 문제가 있다. 이게 어떻게 생겼냐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버지가 친일파들한테 테러를 당했던 분인데, 동네에서 소작인들 편을 들다가 지주 쪽 친일파 사람들한테 테러를 당해서 적삼에 피를 묻히고 들어오신 일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런 장면을 보고 자랐는데, 옳은 일을 하신 아버지가 나중에 몰락하신다. 사회적으로는. 그리고 집에서 어머니한테 비난도 많이 받았다.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고 다니느냐’고.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그런 게 영향을 미치면서 정의로운 일을 했을 때 끝이 안 좋다, 이런 사회불안이 있다”며 “사회활동을 하면서, 그리고 큰 형도 자결을 하셨고 이런 게 내면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가 아주 극단적인 위기상황에서 상황을 비관적으로 해석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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