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인생을 설탕물이나 팔고 살 건가요?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가지렵니까.”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가 1983년 존 스컬리 펩시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스카우트하면서 던진 말이었다. 스컬리가 누군가. 눈을 가리고 콜라를 마시던 사람이 안대를 벗으며 “어! 펩시잖아”라고 외치는 블라인드 테스트 광고로 펩시콜라를 당당히 코카콜라의 경쟁자로 만든 마케팅 천재였다. ‘㉠검은 설탕물’이나 팔던 그는 애플로 옮긴 지 2년 만에 창업주 잡스마저 쫓아낸다.
용량 500mL 탄산음료 한 병에는 3g짜리 각설탕 18개의 당이 들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가공식품을 통한 성인의 당류 하루 섭취량(50g)을 넘어선다. 탄산음료에 들어 있는 인산은 칼슘 흡수를 막아 뼈를 약하게 한다. 많은 나라가 비만과 뼈 약화의 주범인 탄산음료의 청소년 음용(마시는 데 씀)을 막는 이유다. 세계 20여 개 나라가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설탕세’는 ‘콜라세’로도 불린다.
코카콜라가 본사 직원의 20%에 이르는 1200명을 줄이겠다고 최근 밝혔다. 매출액이 2012년 이후 4년 만에 13%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콜라 주력(중심이 되는 힘)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고 새로운 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펩시 모델’ 따라 하기다.
펩시는 2000년대 들어 과일주스, 스포츠음료 같은 탄산이 없는 음료와 웰빙스낵 사업으로 코카콜라보다 월등히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카콜라의 매출 70%가 탄산음료인 데 비해 펩시는 20%에 불과하다. 나아가 친환경 먹거리 생산과 소득의 지역사회 환원(되돌림)을 실천하고 있다. 100년 넘게 승승장구하던 기업도 변화하는 시대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위기를 맞게 마련이다.
동아일보 4월 28일자 이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검은 설탕물’이 일컫는 것은 무엇인지 고르세요.
① 석유
② 콜라
2. 내가 코카콜라의 CEO라면 어떤 새로운 음료를 내놓을 것인가요? 이 음료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하는 이유를 담아 짧은 글을 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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