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과 경찰이 해외 테러단체 추종모임을 만들어 지원 활동을 벌인 불법 체류자 여러 명을 추적 중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국내에서 결성된 조직의 해외 테러단체 연계 활동이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 외사국은 최근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우즈베키스탄 테러단체 ‘타우히드 왈지하드’를 추종하는 모임에 가입한 불법 체류자 다수의 국내 거주지 및 출입국 기록 등을 조사 중이다. 타우히드 왈지하드는 지난달 3일 14명이 사망한 러시아 지하철 자폭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단체다. 이번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처럼 불특정 다수의 무고한 민간인을 노리는 ‘소프트 타깃 테러’를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중앙아시아 출신 불법 체류자들이 모임을 만든 뒤 국내에서 일하며 번 돈을 해외 테러단체에 지원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지하드(이슬람 성전) 이념을 학습하기 위한 선전물 동영상과 사진 등을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채팅 앱은 수사기관의 추적이 어려운 해외 메신저인 킥(Kik), 텔레그램 등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정원은 이 모임에서 활동했던 일부 중앙아시아인들이 지난해 해외로 출국해 테러단체에 직접 가담한 단서도 입수했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누구나 테러 기법과 정보를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환경에서 한국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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