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전직원 영어 유창… 영어권서 유명한 외국인 전문 여행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5일 03시 00분


<56> 강산여행사

4월 영어권 관광 전문인 강산여행사를 통해 부산 영화의전당을 방문한 이스라엘 관광객에게 서병수 부산시장이 ‘일일 관광해설사’로 나서서 부산을 자랑하고 있다. 강산여행사 제공
4월 영어권 관광 전문인 강산여행사를 통해 부산 영화의전당을 방문한 이스라엘 관광객에게 서병수 부산시장이 ‘일일 관광해설사’로 나서서 부산을 자랑하고 있다. 강산여행사 제공
작지만 알찬 회사, 영어권 관광객에게 널리 알려진 회사, 전 직원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부산 유일의 외국인 전문 여행사.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센텀호텔 3층에 있는 ㈜강산여행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회사는 영어 붐이 일면서 외국인 강사가 밀려들던 2000년 설립됐다. 지금은 직원 14명에 부산 본사와 서울 영업점을 두고 있지만 처음에는 최종열 대표(53)와 여직원 1명으로 출발했다.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최 대표는 델타항공 부산지점에 근무할 당시 알고 지낸 부산외국어대 교수에게서 한국 생활의 불편을 듣고 제대로 된 여행사를 한 번 해보자고 회사를 세웠다.

“영어를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가 없다. 서비스도 부족하고 한국 생활이 너무 불편하다”는 교수의 말이 외국인 전문 여행사를 하게 된 동기다. 수익보다는 ‘부산에도 이런 여행사가 있다’고 자부하고 싶었다는 게 최 대표의 말이다.

삼천리금수강산(三千里錦繡江山)에서 착안해 외국인들에게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알려야 한다는 뜻을 담아 여행사 이름도 ‘강산’으로 정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이젠 영어권 외국인 관광·여행사로는 부산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초창기인 2001년 9·11테러와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고비를 맞았다. 가까스로 큰 피해 없이 위기를 넘겼다. 2003∼2008년 조류인플루엔자(AI)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0년부터 항공사가 여행사에 주던 발권 수수료를 없애면서 수익이 많이 줄었다. 온라인 활성화와 저가항공사의 등장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였다. 평소 영어권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계 회사 직원 및 가족, 상용업체, 국제학교와 거래해 온 강산여행사는 2015년 10월 글로벌 여행사인 호주 CTM사의 한국 파트너가 됐다.

CTM사와 계약을 맺은 세계 유수 기업과 기관들의 한국 출장과 항공권, 숙박, 세미나, 서비스 제공은 강산여행사가 전담한다. 수익이 안정되면서 회사도 성장했다. 다국적 여행사인 익스피디아, 걸리버, 트립어드바이저의 한국 파트너로도 참여하고 있다.

강산여행사의 연수익은 6억 원 정도. 여행사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항공권 발권 금액은 연간 60억 원이 넘는다. 연간 유치 관광객은 1500명 선. 영어권 국가의 개별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가 아니다. 2015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여행사로 지정됐다.

강산여행사의 강점은 수평 문화와 소통이다. 임직원이 한 가족처럼 유대가 돈독하고 대화는 자유롭다. 한 번 들어오면 직장을 옮기지 않는다.

13년째 근무를 하고 있는 이현정 이사(47·여)는 “직원들이 대표에게 ‘감각이 떨어진다.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고 조언하는 회사는 흔치 않을 것”이라며 “아이디어가 많은 대표와 열정이 넘치는 직원이 뭉쳐 꽤 괜찮은 여행사라는 평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과 관광의 꽃은 ‘휴식’이다”며 “오감만족을 통해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여행의 묘미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게 강산여행사의 지향점”이라고 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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