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위기경보 ‘심각’ 격상… 7일 전국 가금류 이동중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6일 03시 00분


제주 농가 고병원성 H5N8형 확진… 재확산 우려에 계란값 다시 급등

제주에서 발견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서 위기경보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정부는 7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의 닭과 오리 등 가금농가에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내렸다.

정부는 5일 오후 이낙연 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AI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AI 위기경보가 가장 높은 ‘심각’까지 올라간 것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는 2일 AI 의심 신고를 한 제주 농가의 AI가 고병원성 H5N8형으로 확진된 데 따른 것이다. 스탠드스틸이 내려진 전국에선 축산 농가와 차량, 물품의 소독이 강화되고 농장이나 축산 작업장으로 출입하는 게 금지된다.

이번 AI는 전북 군산의 한 농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산 농장은 5월 17일경부터 오골계에서 혈변과 폐사가 나타났는데도 제주와 경남 양산시, 부산 기장군, 경남 진주시, 충남 서천군, 울산 울주군, 전북 전주시 등 전국 7개 시도에 공급했다.

전통시장에서 오골계를 구입한 농장들이 오골계 폐사를 겪었는데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농장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AI 확산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연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유통 상인들이 AI 의심 신고를 하면 (닭을) 못 팔거나 시장이 폐쇄될 수 있어 AI 발생을 숨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올겨울 유행한 바이러스가 잠복했다가 다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AI가 연중 상시 발생하는 토착화 우려도 나온다. AI는 통상 겨울에 발생하지만 2014년에는 7월 29일까지, 2015년에는 6월 10일까지 등 여름까지 이어진 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AI 바이러스가 상주하면서 변이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백신 등 근본 대책을 평상시에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AI 재확산 우려가 커지자 계란 가격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초 7000원대에 머물렀던 계란 한 판(30개들이)의 평균 소매가격은 4일 7839원에서 5일 7931원으로 하루 사이 92원 뛰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ai#계란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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