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심방세동… “'삼차원 전극도자 시술'로 치료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8일 03시 00분


인하대병원 백용수 교수(왼쪽)가 심방세동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김완기 씨와 향후 치유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백용수 교수(왼쪽)가 심방세동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김완기 씨와 향후 치유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경찰관 김완기 씨(47)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 말고는 건강에 자신 있었다. 그러다 올 초 가슴에 통증이 느껴져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부정맥(심장과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증상·심방세동)과 관상동맥폐색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방세동을 방치하면 자칫 심부전, 뇌경색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김 씨의 어머니도 고혈압과 부정맥 진료를 받았기에 김 씨는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

그러던 김 씨는 심방세동을 3차원 전극도자 절제 시술로 고칠 수 있다는 인하대병원 의료진의 설명을 들었다. 3월 20일 주치의인 인하대 백용수 교수(심장내과)에게서 ‘심방세동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았다. 김 씨는 7일 “시술 후 가슴이 답답하거나 심장이 떨리는 증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심방세동은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었다. 60세 이하의 1% 정도는 심방세동 진단을 받는다. 그러다 75세 이상이 되면 12%, 80세 이상에서는 3분의 1 이상이 심방세동으로 고통을 받는다. 심방이 빠르거나 느리게 부들부들 떨리는 심방세동 증상은 나이가 들수록 급증한다.

최근에는 과음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으로 40대에서도 나타날 정도로 위험한 질병으로 통한다. 심방세동은 당뇨병, 고혈압, 과체중, 수면 무호흡증, 갑상샘질환, 만성 폐질환, 과음, 심장수술 병력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더 잘 발생한다. 심방세동은 뇌졸중을 예방하고 정상적인 심박동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치료해야 한다.

한동안 심방세동은 치료할 방법이 딱히 없었다. 아스피린을 복용하거나 항부정맥제를 먹는 정도였다. 심장내과 전문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항부정맥제의 경우 효과를 보려면 많은 양을 사용해야 하는데 부작용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이런 부작용 없이 간단한 시술만으로 심방세동을 치료할 수 있다. 바로 전극도자절제술이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심장 구석구석을 뒤져 부정맥이 발생하는 곳을 찾아 고주파 에너지를 투사해 치료한다. 3차원(3D) 그래픽으로 환자의 심장 모양을 만들어 3D 매핑을 하며 정확하게 부정맥이 있는 곳을 찾는다.

단골 ‘119 환자’였던 김모 씨(62·여)는 발작 심방세동으로 3월 17일 인하대병원에 입원한 뒤 역시 전극도자절제술 치료를 받았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 늘 불안증세를 겪던 김 씨는 6∼7초 동안 심장이 안 뛰는 일이 반복돼 119구급차를 자주 불러야 했다. 입원 3일 만에 시술을 하고 같은 달 28일 퇴원한 김 씨는 정상적인 심장 상태를 유지하며 건강하게 살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3차원 심장지도를 만드는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전극도자절제술을 시술한다. 마취과 전문 교수진이 직접 참여해 통증 없이 안전하게 시술하고 있어 환자와 가족에게 믿음을 준다는 평가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치료비는 200만 원 정도다. 입원 기간은 3박 4일 정도이며 시술하는 데는 3∼6시간이 걸린다. 인하대병원은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빠른 치유를 위해 심장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백 교수는 “심방세동이 의심되면 심장내과 부정맥 전문의를 찾아가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하대병원#심방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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