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초·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수화된다. 이미 서울 강남 등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 학원이 급증하고 있고, 고가의 방학캠프는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마감된다고 한다.
코딩 교육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지만 일반 청소년, 특히 취약계층 학생들은 쉽게 코딩 교육을 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 격차가 교육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가 가진 재능으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소프트웨어 교육봉사 프로젝트인 ‘헬로! 코딩(Hello! Coding)’을 시작했다.
내가 다니는 서울 용산구의 선린인터넷고는 서울 최초의 특성화고이자 교육부 지정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다. 학생들은 프로그래밍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기술(IT) 관련 교과목을 배우고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다양한 전공 지식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던 중 한 교육봉사단체에서 진행하는 코딩 교육을 접하게 됐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봉사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나누겠다는 열정은 컸지만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없어 막막했다. 도서관에 장식품처럼 꽂혀 있던 교육학 서적들을 살펴보기도 했고,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수업 사례를 찾아보기도 했다. 매일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 선생님들에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초등학생 대상 교육인 만큼 쉽고 재미있게 코딩을 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봉사활동을 가던 지역아동센터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첫 번째 캠프를 시작으로 점점 캠프 규모를 키워 나갔다. 지금까지 106명의 학생이 우리 프로젝트를 통해 코딩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데 기꺼이 동참했다. 작년 말에는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용산청소년수련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의 최우수 재능 공유 사례로 선정돼 서울시장상을 받았고, 우수 교육과정으로 꼽혀 교육부에서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캠프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얼굴은 준비 과정에서 힘들었던 일을 모두 잊게 해주는 활력소다. 이제 소프트웨어는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더 많은 소프트웨어 재능 나눔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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