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종합시험로. 45인승 버스의 속도계가 시속 50km를 가리킬 즈음, 선글라스를 낀 운전사가 잠시 눈을 감았다. 운전대와 계기판 사이에 달린 소형 특수카메라가 운전사의 얼굴을 빠르게 분석했다. 운전사의 손목에 찬 시계모양 밴드가 부르르 떨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운전사가 눈을 감은 지 불과 1초 만이었다.
이 장비는 교통안전공단에서 8개 유관기관 및 민간업체와 공동 개발 중인 ‘버스 운전자 졸음·부주의 경고 장치’다. 운전자의 신체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자동으로 위험 경고를 보내는 기술이다. 공단은 일반 차량에 비해 대형 사고의 위험이 큰 대형 차량의 안전운전을 유도하기 위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2013년부터 4년에 걸쳐 35억 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들였다. 올해 4월 수도권 운행 광역직행버스 5대를 대상으로 1차 시범운영도 마쳤다.
이날 교통안전공단은 △눈을 감았을 때 △앞을 보지 않을 때 △앞차와 간격이 줄어들 때 △차로를 바꿨을 때 등으로 나눠 경고 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 줬다. 이 장치는 기본적으로 소형 카메라가 들어가 있는 얼굴 모니터링 장치가 눈 깜빡임 등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안전띠에 부착된 호흡 감지기와 손목에 착용한 밴드로 맥박수도 확인해 운전자가 졸린 상태인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앞차와의 충돌 방지는 운전석 앞에 설치된 전방 인식 카메라를 통해 수집한 정보와 운전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판단한다. 시속 50km에서 앞차와의 거리가 약 14m로 가까워지자 손목 밴드 진동과 함께 경고음이 울렸다. 차로를 벗어났을 때도 전방 카메라가 흰색 차선을 인식해 이탈 여부를 알려줬다.
최경임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처장은 “올 하반기 전국을 운행하는 버스 15대를 대상으로 2차 시범운영을 할 예정”이라며 “이후 버스뿐만 아니라 화물차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모델로 상용화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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