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공원으로 가는 3개 산책로… 테마별로 꾸며 시민들 발길 유도
맨발황톳길-족욕장 등 체험시설 설치, LED 가로등 만들어 야간산책 도와
“이제 캠퍼스와 공원을 산책하면서 나무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게 됐네요.”
최근 배재대에 갔다가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배재대 그린캠퍼스 나무 산책’ 책자를 받은 주민 강희선 씨(56)의 말이다. 강 씨는 “매일 배재대 캠퍼스를 통과해 월평공원으로 산책을 다니는데 도중에 만나는 나무 이름이 뭔지, 어떤 특성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며 “나처럼 캠퍼스를 찾는 시민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생태여행 코스 된 캠퍼스
배재대가 시민 ‘생태여행’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월평생태공원에 이어 그린캠퍼스 사업으로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강 씨가 받아든 책자는 배재대 원예조경학부 서병기 교수가 지었다. 지난 1년간 캠퍼스에서 자란 다양한 화목류(花木類)의 성장과정을 사진에 담았다. 이들 식물에 얽힌 유래와 검색키, 주의사항 같은 것을 재미있게 서술했다. ‘캠퍼스 나무도감’인 셈이다. ‘생활 속 온실가스 감축요령’, ‘에너지 절약 실천 노하우’ 등도 첨부해 환경을 즐기면서 지키는 방법도 제시했다.
서 교수는 환경의 날인 5일 학교 인근 도솔체육관에서 이 책자를 방문객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대학 본관 입구와 인근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에도 비치했다. 이 대학 21세기관 로비에서는 한국환경공단과 배재대가 공동으로 ‘그린캠퍼스 우수 사진전’을 30일까지 연다.
학교는 시민들이 야간에도 안전하게 캠퍼스를 산책할 수 있도록 가로등을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했다. 야간운동이 가능하도록 대운동장 조명타워도 새로 설치했다.
○ 도솔산이 시민 발길 유도
배재대는 이에 앞서 서구청의 도움을 받아 캠퍼스를 가로질러 월평공원으로 가는 산책로 3개를 테마별로 꾸몄다. 독서마당과 김소월 시비(詩碑), 편백나무 치유의 숲,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같은 체험시설을 지었다. 원예과 학생들은 나무마다 이름과 유래를 쓴 명패를 달았다.
이런 일련의 사업은 도솔산이 학교를 감싸고 있어 가능했다. 해발 207m, 넓이 399만 m²(120여만 평)의 도솔산은 대전 도심의 허파일 뿐 아니라 생태의 보고다. 주변으로 갑천이 흐르면서 생긴 습지에 생물 800여 종이 서식한다. 캠퍼스의 40%가량은 도솔산에 안긴 월평공원에 속한다.
봄가을에는 하루 평균 주민 500여 명이 캠퍼스를 찾는다. 주시경기념중앙도서관과 국제언어생활관(기숙사) 주변에서도 월평공원으로 갈 수 있다.
서 교수는 “대학은 교육과 연구뿐 아니라 인간과 지식이 상호 교류하는 장소”라며 “이 책자를 보물지도처럼 들고 캠퍼스를 탐색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성일 홍보과장은 “21세기관 같은 빼어난 건축물을 보려는 전국 건축학도들의 방문도 끊이질 않아 외부인이 가장 많이 찾는 대학 캠퍼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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