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가 10일 마련한 ‘주한미군 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가 일부 단체의 항의에 파행으로 끝났다. 대부분의 초청 가수가 불참했고 인순이, 크라잉넛은 무대에서 사과만 한 채 내려갔다. 민주노총 등 단체들과 누리꾼들이 2002년 미 2사단 소속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미선 15주기’(13일)를 앞두고 시 예산으로 미군 위안잔치를 연다며 가수들과 소속사에 거센 비판을 했기 때문이다.
미 2사단은 의정부 동두천 등 접적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유사시 미군 증원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한국을 방어하는 미군이다. 6·25전쟁 발발 28일 만에 제일 먼저 부산항에 도착한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다. 창설일은 10월 26일이지만 내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행사를 앞당긴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한 미 2사단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우정과 송별의 의미를 담으려 했다”며 유감스러워했다. 15년 전 효순이 미선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치 미군이 고의로 저지른 것처럼 반미시위로 확대시켰던 좌파 성향의 단체들이 이번에는 가수들에게 ‘디지털 테러’를 가해 미군에 상처를 입힌 형국이다.
미선 양의 아버지는 2012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단순한 사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 사고는 ‘반미와 친북적인 정치인들로 교체되던 (대선운동) 시기에 발생하는 바람에 반미세력의 주장을 확산시키는 발화점이 됐다’고 당시 주한미군 제2사단장은 회고록에 적었다. 미 2사단이 평택으로 이전하는 데는 2002년 촛불시위로 불거진 반미감정과 노무현 정부의 ‘전시작전권 환수’가 한몫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수 싸이는 2004년 “미군과 그 가족들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자”는 반미 랩으로 물의를 일으켰지만 미 백악관은 2012년 자선공연에 그를 초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이라는 미치광이’를 막으려고 주한미군을 주둔시켜야 되느냐고 불평한 사람이다. 반미감정을 부추겨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한미동맹을 뒤흔들던 세력이 또 ‘효순·미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며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까지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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