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 농민의 딸 도라지 씨(35)는 15일 서울대병원이 부친의 사망원인을 기존 ‘병사(病死)’에서 ‘외인사(外因死)’로 바꾼 것에 대해 “지금이라도 바뀌어 다행”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도라지 씨는 이날 “사망진단서가 정정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시에 잘못된 진단서가 발급되지 않았으면 좋았겠으나 지금이라도 바뀌어 다행이다”라고 뉴시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말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이날 오전 백 씨 유족을 직접 만나 사망진단서 정정 소식을 전했다. 도라지 씨는 다음주 중 사망진단서를 병원으로부터 수령해 사망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백 씨는 2015년 11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1차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317일 투병 끝에 지난 2016년 9월 사망했다. 당시 주치의였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백 씨의 사인을 병사로 기록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의료계에서는 백 씨가 2015년 11월 14일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 직사(直射)에 따라 의식을 잃은 뒤 사망했으므로 대한의사협회의 지침에 따라 ‘외인사’로 기록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병원 측은 이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망진단서 작성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를 조사했으나, 사망진단서 작성은 ‘주치의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로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유족 측은 이에 서울대병원과 백 교수를 상대로 9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과 사망진단서 정정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도라지 씨는 소송과 관련해 “법률 대리인들과 좀 더 논의를 해봐야할 것 같다”면서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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