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공격한 맹견 도고아르젠티노·프레사 까나리오…개 주인 책임은?

사진=YTN 방송화면

서울 도심 주택가에서 도고아르젠티노와 프레사 카나리오 종의 맹견 2마리가 집 밖으로 나와 주민들을 무는 사건이 벌어졌다.

15일 서울 도봉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20분께 서울 창동의 한 주택가에서 이모 씨(31)가 기르는 도고아르젠티노와 프레사 카나리오 품종 맹견 2마리가 집 밖으로 뛰쳐나와 주민 3명을 쫓다 이 중 2명을 물어 상처를 입혔다.

당시 출입문은 밧줄로 묶여 닫혀 있었으나, 개들은 문이 약간 벌어진 틈을 이용해 집 밖으로 나온 뒤 주변을 지나던 남성 주민을 쫓았다. 이 남성 주민은 이 과정에서 넘어져 무릎을 다쳤으며, 뒤이어 오던 부부도 맹견들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았다. 남편은 경상으로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지만, 부인은 목과 다리, 엉덩이 등에 깊은 상처를 입어 입원 치료 중이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개들은 당시 주변을 지나던 다른 주민 2명에 의해 일단 제압됐다. 이후 도고 아르젠티노 품종 개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의 마취주사를 맞고 숨졌고, 프레사 카나리오 종 개는 철망 속에 넣어져 보호조치됐다.

경찰은 현재 견주 이 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개 주인은 관리소홀로 인한 형사상 ‘과실치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치료비는 물론이고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 민사상 책임도 져야한다.

실제로 2015년 광주에서는 집 마당에 체중 50∼60㎏의 로트와일러를 키우면서 목줄을 채우거나 철조망을 설치하지 않아 60대 이웃이 물리게 한 혐의(과실치사)로 기소된 70대 견주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또 2014년 광주의 한 가정집에서 대문 틈 사이로 빠져나온 개가 골목길에서 7세 아동의 엉덩이를 물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의 경우, 광주지법은 개 주인에게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주인이 있는 개가 행인을 물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개를 괴롭히는 행동 등으로 사고를 유발했다면 주인의 책임 비율은 낮아질 수 있다.

날뛰는 개를 시민이 죽인 경우는 사안에 따라 처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불가피할 경우라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지만, 단순히 물건을 휘둘러 쫓아버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개를 잔인하게 죽였다면 동물보호법 위반, 재물손괴의 책임을 질 수도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