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포위시위 주도 ‘전국행동’… 100여명 어제부터 1박2일 농성
“인간띠보다 더 세게 항의하자”… 참가자들 호루라기 20초간 불기도
문화제지만 과격집회로 변질 우려
美관련 원색적 발언 쏟아진 집회 29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 광화문광장에서 ‘한미 정상회담
대응 30시간 비상행동’ 참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24일 미국대사관을 에워싸는 ‘1박 2일’ 집회에
이어 이날 1박 2일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릴레이 연설, 결의대회 등을 진행했다 이들은 “미국은 깡패”, “트럼프
이노무 시키” 등 원색적 발언을 쏟아냈다 .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9일 미국에 도착한 가운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단체는 이날 오후부터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밤새도록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 단체는 앞서 24일 이른바 ‘미 대사관 포위 집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반미(反美) 성향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전국행동) 소속 100여 명은 이날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미 대사관 맞은편 광화문광장에서 이른바 ‘한미 정상회담 대응 30시간 비상행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문화제라며 토크콘서트를 열어 미국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퍼부었다. 박대성 원불교 교무는 “미국이란 나라 자체가 폭력을 팔아먹고 살고 폭력으로 국가를 유지하는 곳”이라며 “미국은 깡패, 힘 좀 있다고 힘없는 나라 힘들게 하는 모순덩어리 국가”라고 말했다. 다른 발언자는 “트럼프 이노무 시키 모가지 딱 쥐고 (사드) 나가라 하면 결국은 나가게 되겠죠”라며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을 했다.
발언을 듣고 있던 참가자들은 도화지에 ‘나에게 사드란, 나에게 미국이란’을 주제로 한 단어나 문장을 적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여기서는 나에게 사드란 ‘혈압상승제’, ‘오물’, ‘기생충’, ‘미국의 쓰레기’, ‘개사기’ 등으로 표현됐다. 나에게 미국이란 ‘깡패다’, ‘똥이다’ 등이라고도 했다. 24일 사드반대집회에서는 민노총 김재하 부산지역본부장이 서울광장 연단에 올라 “촛불을 들어 미국을 쓸어버릴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토크콘서트가 열리기 전 김태복 한국진보연대 반전평화국장은 “촛불정부 이후 처음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맞아 촛불민중의 힘을 모아 미국과 불평등관계를 갖지 않겠다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 미 대사관 쪽에서 바닥에 붙여놓은 ‘NO THAAD’ ‘NO TRUMP’ 표시를 따라 흰색, 빨간색 골판지를 들고 줄지어 서는 시위를 했다. 권명숙 서울진보연대 사무처장은 “저번에는 인간띠를 했는데 더 세게 항의하자는 의미로 호루라기를 불자”고 해 참가자들은 20초 이상 호루라기를 불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0시까지 토크콘서트를 한 뒤 10시 반에는 ‘돗자리 회의’를 했고 30일 오전 2시 반부터는 사드 배치 반대에 앞장서고 있는 경북 성주군 군민들을 찍은 다큐멘터리 ‘파란 나비 효과’를 상영했다.
이들은 30일 오전부터 기자회견, 릴레이연설, 결의대회를 잇달아 가질 예정이다. 민노총이 이날 예고한 ‘6·30 사회적 총파업’ 등에 합류할 여지도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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