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준서, 대선전 ‘이유미 제보’ 박지원에 먼저 보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0일 03시 00분


카톡대화 캡처화면 메신저로 전송… 박지원 “비서관에 휴대전화 맡겨 몰랐다”
檢, 허위사실 유포 혐의 이유미 구속… 이유미 씨 변호인, 안철수측근과 로펌 같아

문준용 씨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의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29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의혹 발표 나흘 전인) 5월 1일 이유미 씨(38)가 조작한 준용 씨 관련 제보를 박지원 전 대표에게 메신저 앱 바이버로 전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비서관이 갖고 다녀서 (당시 메시지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캡처된 사진 파일 11장을 지난달 1일 오후 박 전 대표의 끝자리 0615번 전화기로 보냈다. 이 씨가 준용 씨의 비리를 제보받은 것처럼 조작한 대화들이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은 “(카카오톡상) 대화명 ○○, △△은 준용 씨와 함께 파슨스에서 공부했던 친구들입니다” “준용은 돈을 물 쓰듯이 쓰는 것, 고용정보원에도 아빠가 넣어보라고 해서 (원서를) 넣었다고 합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박지원 대표님 어떻게 하면 좀 더 이슈를 만들 수 있을까요”라는 메시지도 보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0615번 전화기는 지난해 12월 탄핵 정국에서 문자 폭탄 사태로 잠시 개통했지만 또다시 문자 폭탄 문제가 생겨 이후 비서관이 보관해왔다”며 “저는 당일 제주에서 유세를 했고, 비서관은 경남 산청에 출장을 가 있었다. 위치 추적을 해보면 (의혹이) 해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자 폭탄으로 전화기를 바꾼 덕에 이 전 최고위원의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유미 씨의 변호인이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이 활동하는 로펌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의 변호인 차현일 변호사는 안 전 대표의 정책비서를 지내고 현재 국민의당 ‘문자폭탄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는 송강 변호사와 같은 법률사무소 소속이다. 해당 로펌의 변호사는 두 사람뿐이다.

송 변호사는 본보 기자와 만나 “(이 씨가) 눈물을 흘리며 살려달라고 하더라”며 “대통령과 척을 지는 재판이라 다들 안 한다고 했다는데, 내가 안 도와주면 (이 씨가) 어떻게 재판을 받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씨는 윗선 개입 여부와 별도로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반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29일 오후 7시 50분경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박성인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씨가 제보자라고 지목한 준용 씨의 파슨스스쿨 동료 김모 씨도 27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준용 씨를 모르며 특혜 채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장관석 jks@donga.com·김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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