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이전 미군-가족에 관광홍보
시민단체 “인근 주둔땐 범죄 우려” 市, 10월 열려던 ‘도깨비축제’ 보류
6월 10일엔 의정부서 공연 파행
충남 천안시가 인근 경기 평택시로 이주할 미군과 그 가족에게 천안을 알리는 축제를 열기로 했다가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사실상 백지화했다.
2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는 10월 27∼29일 가칭 ‘도깨비 축제’를 열 예정이었다. 미국의 핼러윈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평택에 이주할 미군 및 가족 4만여 명에게 친근감을 주고 천안 관광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평택에서 천안은 차량으로 1시간이 걸리지 않는 거리다. 8월부터 이전을 시작해 2020년 재배치가 완료되면 미군과 가족 4만6000여 명이 평택에 상주하게 된다.
시는 미군의 평택 이전을 겨냥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해 12월 ‘문화관광 프로젝트 추진 TF팀’을 꾸려 미군 유치를 추진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올 5월에는 추경예산 5000만 원을 긴급 편성한 데 이어 지난달 17일 미군 가족을 초청해 천안을 홍보했다.
그러나 1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지난달 30일 “인근 지역(평택)에 미군이 주둔하면 각종 범죄와 소음, 환경파괴 등이 우려되는데, 문제점에 대한 고려 없이 장밋빛 환상만으로 축제에 혈세를 낭비한다”고 비판하고 나서자 곧바로 백기를 들었다.
천안시 관계자는 “회의를 열어 도깨비 축제는 보류하는 대신 시민을 위한 축제로 바꿔 예산을 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군과 가족의 관광 유치를 위한 축제는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천안시가 곧바로 축제 계획을 접은 것은 앞서 발생한 경기 의정부시 사례에 비춰 볼 때 축제를 강행한다 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는 지난달 10일 ‘주한미군 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지만 파행을 빚었다. 시는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인순이와 EXID, 산이, 오마이걸, 크라잉넛, 스윗소로우 등 인기 가수를 초대했지만 대부분 가수는 불참했다. 인순이와 크라잉넛은 축제장에 왔으나 노래는 하지 않고 “죄송하다”는 말만 남기고 돌아갔다. 의정부 일부 시민단체가 ‘효순이 미선이’ 15주기를 앞두고 세금으로 미군 잔치를 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콘서트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했고, 가수들에 대한 압박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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