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고기를 구울 때 생기는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환기 여부에 따라 최대 9배 차이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기만 잘 하면 실내 초미세먼지 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순천향대 환경보건 융복합연구센터 김성렬 교수팀은 국내 일반 단독주택 4곳과 아파트 8곳에서 가스레인지와 프라이팬을 이용해 9분간 고기를 구운 뒤 2시간에 걸쳐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창문을 닫고 환기하지 않았을 때 △부엌 창문을 열고 환기했을 때 △부엌, 거실 창문을 모두 열었을 때 △가스레인즈 후드를 가동했을 때 등 4가지 환기 조건에 따라 같은 장소에서 4일간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다.
창문을 닫고 환기하지 않았을 때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4.5mg(중앙값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부엌 창문을 열고 환기할 때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1.8mg, 부엌과 거실 창문을 모두 열고 환기하면 ㎥당 1.9mg으로 낮아졌다. 가스레인지 후드를 가동했을 때는 ㎥당 0.5mg으로 가장 낮았다.
김 교수는 부엌과 거실 창문을 모두 열었을 때 초미세먼지 농도가 부엌 창문만 열었을 때보다 높은 것에 대해 “자연 환기 상태에서 측정하다보니 바람의 세기, 방향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값이 아닌 전체 분포를 보면 창문을 두 개 열었을 때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 개 열었을 때보다 낮은 걸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인 물질을 가리킨다. 실내에서 생선, 고기 등 굽는 요리를 할 때 포름알데이드,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나오는데 이 중 입자 크기가 지름 2.5μm면 초미세먼지로 분류된다. 요리 시 생기는 초미세먼지는 실내 공기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김 교수는 “실내에서 요리할 때 환기만 잘 하면 초미세먼지 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며“중국발 초미세먼지, 노후 경유차와 화력발전으로 인한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대책뿐만 아니라 실내 초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국제환경공중보건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