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석학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에게 1998년 퓰리처상을 안겨준 책이 ‘총, 균, 쇠’였다. 이 책에서 다이아몬드 교수는 육식만 하거나 성장 속도가 느리거나 좁은 공간에서 잘 번식하지 못하는 동물은 가축이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길들기는커녕 사람에게 덤벼든다면 최악의 결격 사유가 된다.
닭은 다이아몬드 교수의 가축화 성공 요인을 모두 충족해 지금은 돼지와 소에 못지않은 가축의 자리를 차지했다. 지금 한국인이 단군 이래 가장 많은 닭고기를 먹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얼마 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취임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를 나가자 BBQ가 이달 초 두 차례 올렸던 가격을 원래대로 낮추기로 했다. 김 위원장이 강조했던 골목상권 보호의 목표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불공정거래의 ㉠관행(오래전부터 해오던 대로 함) 개선일 것이다. 그런데 첫 수혜자(혜택을 받는 사람)가 가맹점주보다 소비자가 된 모양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직장에서 밀려나 자영업자가 된 이들이 찾는 ‘종착역(마지막으로 도착하는 역)’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치킨 가맹점은 이미 포화(가득 참)상태여서 점주들이 제 살 깎기 경쟁에 내몰린다. ‘김상조 효과’가 일회성의 ‘군기 잡기’로 끝날지, 아니면 프랜차이즈 업계의 고질적(오래되어 바로잡기 어려운)인 갑을관계를 근본적으로 바로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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