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2시 55분경 제주 제주시 삼도동을 향해 달리던 택시 안. 잠시 전 탑승한 손님 이모 씨(39)가 갑자기 택시 운전사 신모 씨(57)에게 흉기를 들이댔다. 그리고 “돈을 내놓으라”며 소리쳤다. 당황한 신 씨는 “지금 현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허탕을 쳤다고 생각한 이 씨는 택시를 멈추게 했다. 이어 손에 흉기를 든 채 근처 편의점으로 들이닥쳤다. 그리고 혼자 있던 여성 아르바이트생(17) 눈앞에 흉기를 휘두르며 돈을 요구했다.
겁이 난 아르바이트생은 계산대를 뒤지며 돈을 챙겼다. 이때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 씨는 갑자기 “경찰에 신고하라”고 외쳤다. 아르바이트생은 당황해하며 112로 전화를 눌렀다. 통화가 시작되자 이 씨는 전화기를 넘겨받아 “제주항 부두에 남자 2명이 감금돼 있다. 택시 운전사가 공범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이 씨가 전화기를 붙잡고 횡설수설하는 틈을 타 내부 사무실로 달아났다. 마침 이 상황을 편의점 밖에서 지켜보던 신 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이 씨는 결국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평소 매일같이 술을 마셨고 범행 당일에도 취한 상태였다. 이 씨는 경찰에서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또 택시 운전사 신 씨에게 감사장과 범인 검거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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