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역 칼부림’ 무슨 사건?…“왜 맞선 주선 안해줘!” 결혼정보업체 女대표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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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6일 13시 15분


역삼역 칼부림 사건

사진=LG그룹 제공
사진=LG그룹 제공
서울 역삼역 인근 도로에서 칼부림을 하는 남성을 제압해 피해 여성의 생명을 구한 남성 2명이 ‘LG 의인상’을 받으면서 해당 사건이 다시 주목받았다.

지난 6월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지하철 2호선 역삼역 5번 출구 앞에서 김모 씨(63·무직)가 A 씨(57·여)를 흉기로 찔렀다. 목과 가슴이 찔린 A 씨는 피를 흘리며 차도로 도망쳤지만, 김 씨는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 A 씨를 따라가며 계속 흉기를 휘둘렀다.

이때 중년 남성 2명이 현장으로 뛰어들어 김 씨의 팔과 몸통을 붙잡고 칼을 빼앗아 멀리 던졌다. 그러고는 경찰이 올 때까지 김 씨를 붙잡고 있었다. 김 씨가 “죽여버리겠다”며 저항했지만 두 사람은 강하게 제지했고 결국 출동한 경찰에 김 씨는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5년 전 가입한 결혼정보업체가 최근 들어 제대로 만남을 주선해 주지 않고 연락도 잘 되지 않아 불만을 품었다”며 업체 대표인 A 씨를 무차별 공격했다. 칼부림이 있기 직전인 오전 11시 25분경 김 씨는 사건 현장 근처 A 씨 업체에서 말다툼을 벌였고 사무실을 나온 A 씨를 흉기로 찔렀다. A 씨는 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김 씨를 제압한 두 남성은 김부용 씨(80)와 김용수 YT캐피탈 대표(57)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KDB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에서 임원으로 근무하고 올 4월 현재 자리로 옮겼다. 김 대표는 “순간적으로 겁이 났지만 옆에 있던 어르신이 김 씨에게 뛰어드는 모습을 본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함께 김 씨에게 달려들었다”면서 “스스로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멋쩍어했다.

당시 A 씨가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김 대표 등이 김 씨를 제압하는 순간 일부 시민들은 돕기는커녕 스마트폰 촬영만 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샀다. 현장에서 A 씨를 지혈한 회사원 이모 씨(31·인천 서구)는 “시민들이 많이 있었는데 몇몇 분들은 사진 촬영만 하고 있어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한편 LG복지재단은 김 씨와 김 대표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 LG복지재단은 2015년부터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LG 의인상’을 제정한 뒤 현재까지 총 47명을 선정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본인들도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이웃시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현장에 뛰어든 이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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