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개발硏, 국방섬유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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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대상-범위 정해 민관협력… 전투복부터 복합재료까지 집중연구
국가별로 맞춤형 해외수출 계획

7일 대구 서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1층 전시관에서 홍성학 국방섬유사업단장(왼쪽)과 연구원들이 슈퍼섬유소재로 만든 방탄 헬멧과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7일 대구 서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1층 전시관에서 홍성학 국방섬유사업단장(왼쪽)과 연구원들이 슈퍼섬유소재로 만든 방탄 헬멧과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가방용 직물 전문기업 부성텍스텍(경북 구미시)은 최근 화생방 방호 의류 개발을 시작했다. 1999년 4월 설립된 이 회사는 나일론 소재 직물 기술력으로 다양한 분야를 개척했다. 산업용 섬유와 타이어코드(내구성 향상을 위해 고무 내부에 넣는 섬유 보강재), 튜브처럼 공기를 넣어 물에 뜨는 가방 등으로 제조 영역을 확대했다. 가방과 텐트, 신발 등의 원단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방섬유 분야 진출을 검토 중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이 부성텍스텍처럼 기술력을 갖춘 기업과 함께 국방섬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최근 전담 조직인 국방섬유사업단을 신설하고 축적한 기술과 특허를 접목한 신소재 개발에 나섰다.

9일 섬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국방에 쓰이는 품목 3만여 개 가운데 섬유 소재를 활용하는 분야의 비중은 상당하다. 전투복뿐 아니라 일부 장비 소재를 대체하는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에서 납품까지 절차가 까다롭고 성능시험을 통과하기도 쉽지 않다. 군수품 조달의 진입장벽도 만만치 않아 섬유 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의 진출이 늦어진 상황이다.

이에 섬유개발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국방섬유의 연구개발 대상 및 범위를 정하고 민관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 전력 지원 및 무기 체계까지 1, 2단계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최대 시장인 전투복과 침낭, 방탄 및 화생방 방호 기능 의류부터 향후 경량화 복합재료 분야까지 집중 연구한다. 국방섬유 개발이 구체화되면 기술 세계화와 국가별 맞춤형 해외 수출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섬유개발연구원은 해외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외 마케팅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10월 17∼22일 경기 성남시 공군비행장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참여가 대표적이다. 2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세계 30개국 이상 기업 400여 곳이 신기술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 국방 전시회로 꼽힌다. 연구원은 전투복과 방호복 등 군용 제품 섬유 기업 10여 개와 공동 부스를 마련한다.

섬유개발연구원은 사업성과를 높이기 위해 협력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군수품 품질관리 업무를 하는 국방기술품질원과 협약을 체결했다. 국방섬유 납품 업체가 제출한 시험 성적을 검증하고 분석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상용화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 한국방위산업학회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KOTRA 등과 수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문혜강 한국섬유개발원장은 “듀폰과 고어텍스 등 다국적 섬유기업들이 국방 분야를 기반으로 도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연구원의 국방섬유 개척이 중소기업과 미래 섬유 기술력 성장에 기여하도록 산학 협력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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