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이 함께 근무하는 20대 여성 행정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주에티오피아 대사관 간부급 외교관 A 씨가 직무를 도와주던 부하 행정직원 B 씨를 성폭행했다는 제보가 10일 접수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감사관실은 11일 귀국한 피해자 B 씨를 제3의 장소에서 면담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A 씨는 B 씨에게 “업무적으로 도움을 많이 줘 고맙다”며 주말에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8일(현지 시간) 저녁 에티오피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와인 3병을 곁들여 식사를 했다. 그런데 식사 이후 B 씨가 만취해 의식을 잃었고, A 씨는 B 씨를 그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고 B 씨가 진술했다.
다음 날 새벽에 깨어나 성폭행 사실을 깨달은 B 씨는 국내의 성폭력상담소 조언에 따라 병원 진단서를 받은 뒤 어머니를 통해 외교부 영사 콜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외교부는 피해자 진술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A 씨에게 출석 요구서를 발부했다. A 씨는 대사관 직원들에게 피해자와 식사하고 집에 데려간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폭행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일성에서 조직·인사 혁신을 강조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사건을 보고받고 강한 분노를 표시한 뒤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A 씨는 12일 오후 귀국해 13일부터 외교부 감사관실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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