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주재 고위 외교관 성폭행 혐의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3일 03시 00분


20대 여직원 “만취뒤 당해” 신고… 외교부, 귀국한 간부 13일 조사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이 함께 근무하는 20대 여성 행정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주에티오피아 대사관 간부급 외교관 A 씨가 직무를 도와주던 부하 행정직원 B 씨를 성폭행했다는 제보가 10일 접수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감사관실은 11일 귀국한 피해자 B 씨를 제3의 장소에서 면담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A 씨는 B 씨에게 “업무적으로 도움을 많이 줘 고맙다”며 주말에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8일(현지 시간) 저녁 에티오피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와인 3병을 곁들여 식사를 했다. 그런데 식사 이후 B 씨가 만취해 의식을 잃었고, A 씨는 B 씨를 그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고 B 씨가 진술했다.

다음 날 새벽에 깨어나 성폭행 사실을 깨달은 B 씨는 국내의 성폭력상담소 조언에 따라 병원 진단서를 받은 뒤 어머니를 통해 외교부 영사 콜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외교부는 피해자 진술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A 씨에게 출석 요구서를 발부했다. A 씨는 대사관 직원들에게 피해자와 식사하고 집에 데려간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폭행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일성에서 조직·인사 혁신을 강조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사건을 보고받고 강한 분노를 표시한 뒤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A 씨는 12일 오후 귀국해 13일부터 외교부 감사관실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성폭행#외교관#에티오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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