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범, 검사님 잘생겼다며 거울보고 머리정리하던 모습 생생”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7월 13일 10시 05분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인천 초등생 살인범 김모 양(17·여)과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A 씨는 12일 법정에서 “‘피해자 부모에게 사죄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자 김 양이 ‘나도 힘든데 왜 그 사람들에게 미안해야 하냐’고 반문해 놀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김 양 목격담’ 작성자다.

김 양과 함께 수감생활을 한 A 씨는 이날 오후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심리로 열린 김 양의 3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김 양이 ‘어떻게 여기서 20, 30년을 사느냐’고 하소연을 하다 어느 날 변호사를 만나 정신병 판정을 받으면 감형된다는 얘기를 듣고 와서부터는 기분이 좋아져 콧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김 양은 그날 이후 부모가 넣어준 ‘아스퍼거증후군(자폐증의 일종이지만 언어와 인지능력은 정상인 만성질환)’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고 한다.

A 씨는 지난달 23일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서 화제가 된 ‘초등생 살인사건 가해자와 같은 구치소에서 있었던 사람의 목격담’이라는 장문의 글을 작성했다.

당시 A 씨는 자신을 “지난 날 잘못을 저질러서 벌을 받고 집행유예를 받아서 사회로 복귀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인천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할 때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김 양이 구치소로 왔다”고 말했다.

A 씨는 “김 양은 저와 같은 방에서 수감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김 양은 첫 날부터 같은 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 사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보라’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면서 “몇 날 며칠 약에 취해서 잠만 자더니 어느 날 밤, 비로소 김 양은 ‘자신의 현실이 느껴진다. 이곳에서 어떻게 20~30년을 사냐’면서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날 (김 양의) 변호사가 접견을 하러 왔는데, 이후 김 양은 사람들을 또 다시 놀라게 했다”며 “접견을 마치고 온 김 양은 기분이 좋아 노래를 부르더라. 방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왜 그러냐고 물었다. 이 때 김 양의 대답은 정말 놀랄 노자였다”고 적었다.

이어 “변호사가 자신에게 정신병이 인정되면 (감옥에서) 7~10년 밖에 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하더라”며 “자신에게 희망이 생겼다고 웃으면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그 아이를 보며 정말 기가 찰 노릇이었다. ‘피해자 부모에게 미안하지 않냐’고 묻자 김 양은 ‘나도 힘든데 피해자 부모에게 왜 미안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하더라”고 전했다.

또 A 씨는 “저도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러나 저도 벌을 받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어이없어 할 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 화가 났다”며 “신문에 자신의 기사가 나오면 궁금하다면서 기사를 찾아 읽고, 검찰 조사를 하러 가는 날에는 검사님이 잘생겼다면서 거울을 보며 머리카락을 만지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A 씨에 따르면 김 양은 뻔뻔하고 비상식적인 행동들을 스스럼없이 했다. 김 양은 ‘발목까지만 있는 발’, ‘팔다리가 없는 몸뚱이’ 등의 그림을 그려 수감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으며, 구치소 식단 메뉴를 보고 맛 없어서 안 먹는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또한 글쓴이는 “김 양의 부모가 추리소설을 몇 권 씩 넣어주기도 했다”며 “정말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히 A 씨는 “자신이 정신병이라고만 판정되면 교도소가 아니라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수감 생활을 할 것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아이가 어떻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다이어트 하겠다고 운동시간에 열심히 운동을 하고 웃고 생활하는 아이가 진정 감형대상인가. 아무런 죄책감도 없어 보이는 저 아이가 조현병 때문에 감형이 되어 대한민국을 분노하게 만드는 일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A 씨는 “저는 두 달 남짓 사랑하는 아이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 아팠다. 하물며 사랑이(피해자) 부모님 슬픔은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이 사건에 마땅한 벌을 내려주시길”이라고 전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