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에 김정은 화환? “동무 행복하시라요” 문구에 혼주 격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4일 20시 40분


지난달 17일 충남 홍성군 홍성읍 R예식장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예식 직전에 도착한 축하화환 2개의 문구 탓이다. 화환 리본에는 ‘동무 행복하시라요.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이라고 씌어 있었다. 잠시 후 도착한 다른 화환에는 ‘결혼이 먼저다.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인쇄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때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다.

누가 봐도 장난으로 보였다. 대부분의 하객도 웃어넘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신랑 측 아버지는 “남의 경사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크게 격분했다. 결국 하객 1명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신랑 친구 A 씨(31·건설업) 등이 장난삼아 보낸 것을 확인하고 이들에게 경범죄처벌법상 3조1항 7호(관명 사칭 등)를 적용해 범칙금 8만 원에 처분했다.

조한정 홍성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30년 가까운 경찰 생활에서 처음 본 일”이라며 “공직이나 계급 훈장 학위 등을 거짓으로 꾸밀 경우 의도가 어떻든 경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홍성=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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