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표현 제대로 못하는 아이, 부정적인 자아 가졌을 수 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0일 03시 00분


[초등생 부모를 위한 자기주도학습 코칭]<4>

[사례] 학교에서 손꼽히는 모범생인 한 아이가 있다. 아이는 열심히 공부하고 성적도 잘 받는다. 또 크게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일도 없다. 이런 모습에 부모는 “우리 아이는 참 어른스러워”라고 칭찬한다.

하지만 감정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에 소극적이라면 자신감을 잃어간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성적을 잘 받아서 부모님과 선생님의 사랑을 받지만 정작 또래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진단과 조언] 마음껏 감정을 드러내고 생각을 표현해야 아이에게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감정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고 있을 수 있다. 겉으로는 똑똑하고 조숙한 아이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자기 자신이 그다지 대단하지 못하고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겠거니 생각할지 모른다. 말이 없고 얌전한 자녀를 의젓하다고 칭찬만 할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아이가 내면에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법] 먼저 아이가 평소 자주 느끼는 감정과 느끼지 못하는 감정은 어떤 것인지 스스로 살펴보도록 만들어준다. 이때 아이가 좀 더 쉽게 자신의 감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기쁨, 슬픔, 즐거움, 무기력함, 분노, 질투, 부끄러움’ 등의 여러 감정을 목록으로 제시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음으로는 앞으로 자주 느끼고 싶은 감정과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을 생각해 보게 한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이 지향하는 궁극적 모습을 알 수 있다.

아이가 가진 가장 행복한 기억과 가장 슬펐던 기억을 떠올려보게 하는 것도 아이가 자신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종이 한 장을 준비한 뒤 가운데를 기준으로 위쪽에는 행복했던 기억과 그 정도를 10점 만점 기준으로 적는다. 아래쪽에는 슬펐던 기억과 그 정도를 작성한다. 이 ‘행복지수 그리기’ 활동은 아이가 자신의 심리 상태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충분히 기쁜 상황인데도 아이가 잘 웃지 않는다거나, 충분히 화가 날 만한 상황인데도 참기만 한다면 어른스럽다고 여기고 칭찬하기보다는 “∼해서 무척 기쁘겠구나” “∼때문에 화가 많이 나겠다”는 식으로 아이가 감정을 드러낼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가 자신의 삶을 이끄는 주도적인 아이로 자라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진학사 청소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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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감정 표현#부정적인 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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