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와 내연남 살해, 나도 죽으려 한다”…경찰, 전화받고 출동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0일 17시 07분


경기 화성시 반송동의 아파트에서 남녀 시신 3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 10분경 최모 씨(42)가 112로 전화를 걸어 “처와 내연남을 살해했고 나도 곧 따라 죽으려 한다”고 말했다. 곧바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최 씨 집 안방 화장실에서 최 씨와 부인 김모 씨(39)가 목이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도 곁에 떨어져 있었다. 경찰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김 씨 명의의 차량 조수석에서 이불로 싼 남성 김모 씨(39)의 시신도 찾아냈다. 역시 흉기에 목이 찔린 상태였다. 경찰은 최 씨가 집안에서 김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으로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씨는 화장실에 남긴 A4 용지 절반 크기의 메모지 6장에 “처가 내연남을 만나고 있었다. 둘을 살해한 뒤 따라 죽으려 한다. 남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최 씨는 일반 제조업체에 다니는 회사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 부부에게는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파트와 주차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 최 씨의 범행 과정을 확인하는 한편 최 씨의 유서 내용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시신 3구를 부검할 예정이다.

화성=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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