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김희중)는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모 씨(56)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강 씨는 올 2월 18일 오전 3시 반경 전남 목포의 한 도로에서 자신이 몰던 택시를 탄 여성승객 A 씨(26)를 집까지 태우고 갔다. 그는 10여 분 후 목적지에 도착했으나 술에 취한 A 씨가 깨지 않자 성폭행할 마음을 먹고 인적이 드문 목포 대항산단으로 택시를 몰고 갔다. 그가 목적지 앞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단 41초에 불과했고 A 씨의 휴대전화 전원도 곧바로 껐다.
강 씨는 같은 날 오전 4시 20분부터 약 1시간 사이 A 씨를 성폭행하려다 A 씨가 도주하자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범행 직후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뒤 태연히 택시영업을 하다 경찰에 검거됐다. 강 씨는 재판에서 “A 씨를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하지만 “강 씨가 A 씨 목에 감겨있는 스타킹을 잡고 끌고 간 것은 살인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 씨가 달아나는 A 씨를 쫓아가 살해한 것은 잔혹한 범행”이라며 “강 씨의 범행으로 대중교통수단인 택시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강 씨는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없는 A 씨를 살해해 무겁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범행 이후 증거인멸은 물론 수사기관에서 거짓말로 일관하다 재판에서는 죄를 감추는데 급급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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