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해양플랜트 엔지니어 전문인력 양성…동아대 조선해양플랜트공학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1일 10시 42분


천연가스운반선의 화물창 설계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학습하는 장면.
천연가스운반선의 화물창 설계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학습하는 장면.
‘해양플랜트 엔지니어 전문가가 되고 싶은가. 이곳에서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기계 화공 전기전자 등 여러 분야에 호기심 많은 학생을 환영한다.’

미래를 향한 동아대 조선해양플랜트공학과의 당찬 일성(一聲)이다. 이 학과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중공업 빅3의 구조조정에 따른 조선해양 산업의 위축이 우려되고, 대학구조조정에 따라 있던 학과도 없애는 판국에 새로이 학과를 만들었다는 게 답이다.

이 학과는 해양플랜트 설계 특성화와 해양 기자재 특성화를 통한 최고의 해양플랜트 특성학과를 지향한다. 그런 만큼 기존의 조선관련 학과의 교육과정과 다르다. 선박건조 교과목 중심의 기존 대학과는 달리 해양플랜트 설계에 필요한 화학 기계관련 교과목 중심의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여기에다 실무경험이 풍부한 교수들이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해양엔지니어링 인재 육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오일&가스 생산용 해양구조물에서는 원천기술과 엔지니어링 기술 모두 취약하다. 건조와 생산 기술 부문의 경쟁력은 있지만 해양 엔지니어링(FEED 및 프로세스설계) 분야는 취약해 해외 유수의 엔지니어링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수주액은 많지만 수익구조가 열악한 이유다. 현재 중공업의 구조조정이 사회 이슈가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용택 교수(조선해양플랜트공학)는 “우리는 바로 이 대목에 주목한다. 현재 산업체에서는 해양플랜트 엔지니어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존의 조선해양공학과 교육시스템으로는 인력 배출에 한계가 있다”며 “우리 학과는 이런 니즈에 호응하기 위해 조선과 해양의 기본이 되는 공통교과목(20개)을 바탕으로 조선설계전공 5개 교과목(선체구조설계, 선박설계 등)과 해양플랜트 전공 11개 교과목(해양플랜트 프로세스 설계, 해양플랜트 FEED 설계 등)을 체계화했다”고 밝혔다. 해양플랜트 설계에 대한 기본 역량뿐 아니라 엔지니어, 리더 엔지니어, 매니지먼트 등의 역량까지 갖춘 인력을 기르겠다는 것. 아울러 종합엔지니어링인 해양플랜트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에너지자원공학과 기계공학과 화학공학과 토목공학과와의 협업도 강화해 연구개발의 시너지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학과는 해양엔지니어링 역량 강화를 위해 소규모의 해양 석유와 해양 가스 생산 설비를 통합한 모사(模寫) 설비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산업계는 해양 FEED(기본설계)와 상세설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외국 엔지니어링사의 결과물을 받아 후행 공정만을 맡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보니 계약 완료 후 여러 문제점이 발견돼 비용이 더 들어가고 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는 것.

이 학과 교수는 4명이지만, 올해 말까지 해양플랜트 및 LNG 분야에 산학교수 6명을 채용해 현업 중심의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용택 교수(생산 및 용접 분야)는 삼성중공업에서 18년간 근무한 해양구조물 강도 분야 전문가이며, 최정호 교수는 대우조선해양(DSME)에서 프로세스 연구부서를 이끌었던 해양FEED와 프로세스 전문가다. 현대중공업 출신인 이상봉 교수는 유체분야에서, 해양구조설계분야에서는 박영일 교수가 대우조선해양 및 노르웨이선급(DNV)에서 12년간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산학교수 6명 또한 삼성, DSME 및 STX 출신으로 금년 2학기부터 학생들에게 실무를 가르친다.

요즘 학생들의 최대 관심은 취업이다. 이 학과의 미래는 어떨까. 학과를 새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자신감이자 대답이다. 2015년 첫 입학생은 42명이었으나 올해에는 50명을 선발해 학과를 점점 더 키워나가고 있다.

신 교수는 “부산경남지역에는 중대형 조선해양 산업체와 기자재 업체가 많고, 동남권 조선해양 연구개발 특구의 중심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도 크다. 산업체의 니즈와 지역적 여건을 고려할 때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며 학과의 미래를 낙관했다.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넓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세계 최고의 조선업체와 STX조선 한진 대선 성동조선, 중소 규모의 조선과 해양플랜트 설계회사, 조선 기자재 산업체, 국가연구소의 설계기술자와 연구원으로 진출할 수 있다. 또한 각국의 선급회사, 예를 들면 KR(한국), DNV(노르웨이), ABS(미국), NK(일본), LR(영국), BV(프랑스)등으로 갈 수 있다.

조선해양플랜트공학과 제3호에 탑승한 50명의 새내기들은 수시와 정시에서 7 대 3의 비율로 선발했다. 경쟁률은 수시 4.00 대 1, 정시 5.44 대 1, 수능 평균 4.32등급이었다. 2018학년도 모집인원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50명을 뽑는다.

장학금도 풍부하다. 입학생의 3분의 1이 장학금을 받으며, 평균 243만 원꼴. 학과에서는 성적장학금 기준으로 영어 점수를 필수 요건으로 강화하고 있다. 중공업분야는 외국 엔지니어들과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영어구사능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 그래서 학과는 학기당 2번씩 치르는 토익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도록 하고 있다.

손진호 전문기자 songba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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