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 자격증 꺼내들고… 경단녀, 사회로 나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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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경단녀 취업상담의 날 운영… 산업현장 재취업 적극 지원나서
간호학원 등 직업훈련-실습 병행, 지난해 경단녀 7000명 감소 성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29일 부평 새일센터에서 열린 ‘일일취업 상담의 날’에 일일취업설계사로 나서 경력단절여성과 취업 상담을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29일 부평 새일센터에서 열린 ‘일일취업 상담의 날’에 일일취업설계사로 나서 경력단절여성과 취업 상담을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장롱 속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꺼내 들고는 ‘내가 다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 물어봤어요. 회의적이었는데 직업교육훈련에 참가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한방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일하고 있어요.”

박옥자 씨(50·인천 계양구)는 요즘 한방병원 물리치료실에서 간호조무사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박 씨는 26년 전 결혼과 동시에 간호조무사를 그만두고 1남 1녀를 둔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 아이들이 커서 품 안을 떠나자 약간의 허탈함과 함께 다시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박 씨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의 취업을 돕는 서구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를 찾았다. 상담을 하다 ‘숨은 자격증 되살리기, 간호조무사’ 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순간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박 씨의 심장은 요동쳤다.

박 씨는 새일센터가 연결해 준 간호학원에서 간호이론과 실습수업을 받았다. 교육을 마친 뒤 새일센터의 소개로 한방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일하게 됐다.

젊었을 때 각종 직장에서 일하다 결혼 등의 이유로 그만둔 경단녀의 취업을 돕는 다양한 정책을 인천시가 펼치고 있다. 경단녀 취업뿐만 아니라 일손이 부족한 기업체의 인력난 해소는 물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천 부평구 플라스틱 제조업체 태성엔지니어링은 생산직 여직원이 부족해 생산라인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부평 새일센터를 통해 경단녀 3명을 채용했다. 이들이 성실하고 근무 태도도 좋아 회사 전체 분위기까지 밝아지자 경단녀 3명을 더 채용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달 29일 부평 새일센터에서 열린 ‘일일취업 상담의 날’에 일일취업설계사로 나서 경단녀 30여 명을 만나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다.

시는 현장에서 실질적인 지원책을 찾는 등 감성소통에도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직업훈련 과정에도 3차원(3D) 프린팅과 소프트웨어 교육전문가 양성 과정을 도입했다. 5월에는 관내 간호학원 및 인천시내 6개 병원과 직업훈련 및 실습을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맺는 등 경단녀 현장 복귀에 앞장섰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인천 경단녀는 2015년 12만1000명에서 지난해 11만4000명으로 7000명 감소했다.

새일센터를 통한 취업 실적은 2015년 1만1862명에서 지난해 1만3837명으로 18.7% 늘어났다. 올해 여성가족부의 전국 17개 광역 시도, 163개 새일센터 성과 평가에서 인천은 일자리지원단(광역 새일센터)을 포함한 8개 여성새일센터 모두 최고 등급인 ‘가’ 등급을 받았다.

김명자 인천시 여성가족국장은 “구직을 원하는 경단녀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들을 발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경력단절여성#경단녀#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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