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호 둘레 5.6km 생태탐방로 연결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03시 00분


광주시, 연말까지 나무덱 길 설치
호수생태원과 어우러진 산책로 조성… 무등산 옛길과 연결 인기 끌 듯

광주호 상류에 자리한 정자 식영정(息影亭)의 경치를 언급한 조선시대 한시 식영정 이십영(息影亭二十詠)에는 자미탄(紫薇灘)이라는 글귀가 등장한다. 자미탄은 한여름 붉은 백일홍 꽃이 저녁노을과 함께 식영정 앞을 흐르던 개울 창계천에 비춰 붉은색을 띤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창계천 주변에는 자미라고 불리는 백일홍이 많이 피었다고 전해진다.

광주호 상류는 식영정 외에 소쇄원 환벽당 독수정 풍암정 등 16세기 호남 사림문화를 꽃피운 누정(樓亭) 문화의 산실이다. 이 지역에 누정이 많이 들어선 것은 광주호 상류 경치가 창계천과 어울려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식영정 등이 자리한 창계천은 1976년 댐이 완공되면서 광주호로 변했다. 광주호는 광주 북구 충효동과 전남 담양군 고서·남면에 걸쳐 있다. 댐은 높이 25m, 길이 505m로 농업용수 1520만 t을 저장한다. 광주호 농업용수는 담양과 광주지역 농경지 3155ha에 공급해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광주호 둘레를 따라 걷는 5.6km 구간 생태탐방로가 모두 연결된다. 광주호 생태탐방로는 광주 도심에서 차량으로 10∼20분 거리로 가까운 데다 경치가 좋다. 특히 등산로와 달리 평탄한 구간이 많아 누구나 1시간 반 정도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광주시는 올해 말까지 북구 충효동 호수생태원 관찰대에서 석저마을까지 광주호 둘레 1km를 따라 나무 덱(deck) 길을 설치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업비로 예산 13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해당 구간 나무 덱 길 1km 구간이 완공되면 광주호를 따라 걷는 생태탐방로가 전부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광주시는 앞서 2013년 호수생태원 나무 덱 길 2km 구간을 완공했다. 광주호 자락에 위치한 호수생태원은 18만4948m² 규모다. 호수생태원은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버드나무가 군락을 이룬 호수 수변 나무 덱 길이 있다. 또 전망대, 습지보전지 등이 있으며 가을철에는 갈대숲 체험을 할 수 있다.

호수생태원은 장미, 철쭉, 수국 등 야생화가 만발한 테마별 꽃 단지를 이루고 있고 여름철에는 해바라기 군락지가 화사하다. 특히 무등산과 인접한 식영정 환벽당 등 문화유적과도 어우러져 광주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전남 담양군은 지난달 고서면 분향리에서 남면 학선리까지 광주호 둘레를 걷는 2.6km가량의 길을 완공했다. 담양 구간 둘레길은 광주호 주변에 위치한 관수정과 개선사지 석등(보물 제111호) 등을 통과한다. 2.6km 구간 전체 가운데 2km 정도는 자연 그대로의 흙길이다. 강성령 담양군 도시행정담당은 “광주호 둘레길을 호수 옆 도로인 국도 778호선을 따라 건설하려다 토지 소유자 협의 문제 등을 고민해 한국농어촌공사와 문중 땅이 많은 호수 건너편으로 변경했다”며 “둘레길은 산림 난개발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호 둘레길은 국토교통부가 그린벨트 난개발을 막는 환경문화사업인 누리길 사업에 선정돼 예산을 지원받았다. 박홍표 광주시 환경생태국장은 “광주호 둘레길 끝자락에는 한국 가사문학관 등이 있고 무등산 옛길이 연결돼 있어 생태탐방로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호#광주호 생태탐방로#광주호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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