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내년도 신임 총장 선거부터 학생이 참여하게 됐다. 1946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서울대 이사회는 27일 오전 회의를 열고 기존의 간선제 총장 선출 방식은 유지하되 정책평가단의 구성과 비율은 조정하는 개선안을 결정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교수와 교직원으로만 구성되던 정책평가단에 동문과 재학생을 포함시킨다. 정책평가단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에서 선정한 총장 후보 5명의 정책수행능력을 평가한다. 총장 선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기구다. 개선안은 정책평가단을 모두 410명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교수는 330명으로 했다. 전체 전임교수 2202명의 15%다. 직원은 40명이 참여하도록 했다. 그리고 동문과 재학생은 각각 20명이 정책평가단에 들어가도록 했다. 동문과 재학생 평가위원 선정 방식은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2014년 현 성낙인 총장을 선출할 때의 정책평가단은 교수와 직원 244명으로 구성됐다.
이사회에 최종적으로 올리는 총장 후보도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총추위가 추천한 후보 5명 가운데 정책평가단의 정책수행능력 점수를 합산해 3명의 후보를 선정하면 이사회가 표결로 총장을 뽑게 된다. 정책수행능력 점수 반영 비율도 추후 논의를 통해 기존 40%에서 최대 7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직원과 외부인사 30명으로 구성된 총추위도 교수 평의원회가 추천한 인사가 27명으로 늘어난다. 교수 평의원회의 영향력이 세질 수 있게 된 셈이다.
교수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2011년 서울대가 법인으로 전환하며 총장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었는데 그 한계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인문대의 교수는 “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꾼 것은 그동안 총장선거 과정에서 남발한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목적이 컸다”며 “성 총장 임명 당시 논란이 된 이사회의 전횡 의혹이나 학생 참여 부재 문제가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총학생회는 학생 참여 비율이 낮다며 반발했다.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은 “총장 선출 과정에 고작 교원의 몇 %밖에 되지 않는 비율을 학생에게 할당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런 불평등한 소통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이 서울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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