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검색대 여직원에 “XX는 안 꺼내도 되냐” 성희롱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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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7일 16시 05분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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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XX는 안 꺼내도 되냐”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여성 검색 요원이 남성 승객에게 주머니에 있는 소지품을 꺼내달라고 요청했다. 남성은 “XX는 안 꺼내도 되냐”라고 물었다.

#사례 2. “너희가 먹을지도 모르니 여기다 버리고 가겠다”

보안 검색대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건 액체류다. 한 승객이 소지한 건강보조식품이 100ml가 넘어 제지를 당하자 “너희가 먹을지도 모르니 여기다 버리고 가겠다”라며 액체류 건강식품을 주변에 다 부어버리고 떠났다.

위 두 사례는 공항 검색 요원들이 일터에서 겪은 일화다. 여행객이 몰리는 휴가철에는 이런 일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공항 근로자들은 일부 여행객의 폭언과 과격한 행동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토로한다.

김민주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국장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항 노동자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보안검색대는 반입 금지 물품을 걸러내는 곳이다 보니까 많은 승객분들이 당황하고 화를 내는 상황들에 비정규직 검색요원들이 노출되어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여성 직원들은 성희롱이나 폭언에 노출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여권을 보여달라고 하면 “계집애가 시끄럽다”라며 욕설하는 식이다.

공항 노동자들은 사심으로 승객을 대하는 것이 아닌 공항 규정과 법에 근거해 업무를 한다. 하지만 이에 납득하지 못한 일부 승객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노동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김 국장은 “감정노동의 문제는 사측이 책임져야 되는 부분도 있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는 걸 공항공사가 알려야 한다. 고객에게 의식 개선 캠페인을 해야 된다는 거다. (노동자들은)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다”라며 사측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어 고객들에게도 “인천공항은 쾌적하고 편리한 세계 1등 공항이다. 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지만 책임을 다하면서 일한다. 서로 웃으면서 배려하는 말 한마디가 있다면 더 행복한 여행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영 동아닷컴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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