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2년 구형]노회찬 “오너 죄 뒤집어 쓰기…되풀이 된 삼성의 관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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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8일 09시 36분


이재용 12년 구형

사진=징역 12년이 구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공판을 마치고 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호송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사진=징역 12년이 구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공판을 마치고 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호송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8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66) 등이 스스로 죄를 뒤집어쓰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보호하는 것 같다며 “습관적으로, 전통적으로 아랫사람이 오너를 위해서 뒤집어쓰는 그런 방식으로 지금 오너를 보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삼성에서는 과거에 여러 차례 되풀이 된 관습과 같은 그런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1997년 대통령 선거 때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았던 문제와 관련,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 모르게 자금담당인 총무이사가 줬다고 주장해서 총무이사가 옥살이를 했다. 또 2002년 대통령 선거 비자금 사건에서 그룹자금을 횡령해서 불법자금으로 전달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학수 전 부회장이 ‘내가 줬다. 이건희 회장 개인 돈인데 이건희 회장은 모를 것’이라며 스스로 뒤집어썼었다”라며 “이번 경우에도 그룹 관계자들이 ‘다 내가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표는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한 것에 대해 “특검은 이 부회장 측이 죄를 시인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점도 감안됐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대단히 엄중한 질책성, 그런 처벌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의 강요와 공갈에 의해서 돈을 준 것이지 대가를 바라고 준 것이 아니라는 삼성 측 주장에 대해선 “최순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면 이 사람이 강요와 공갈이 있다고 하더라도 누가, 특히 삼성 같은 대그룹에서 이 말을 들어주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이라는 동전의 뒷면은 박근혜라는 인물이 있기 때문에 최순실의 억지나 이런 강요도 통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이 최후진술에서 ‘제 사익을 위해서나 저 개인을 위해서 박 전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대통령에게 그런 기대를 한 적이 결코 없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선 “‘내가 부탁한 게 있다면 그것은 내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삼성그룹을 위한 것이었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 내려지는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는 이달부터 시행되는 1·2심 선고 중계 규칙에 따라 TV나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될 가능성이 있다.

노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불가피한 부분이 아닌가”라며 “포토라인에 서는 것도 다 공개가 됐고, 선고판결 받는 피고인의 얼굴을 반드시 비추게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감출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인권이 침해될 소지가 크지 않다고 본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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