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 쯤 해보셨을 터. 특히 자기는 몰라도 자녀는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신 부모님들이 적지 않으실 것이다. 특히 자기 생각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비주얼 싱킹(Visual Thinking)’이 사고력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80년 전 조상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1937년 8월 22일자 동아일보는 ‘어린이 일요(日曜)’ 꼭지에서 ‘재미있고 쉽사리 되는 사생 잘하는 비결’을 소개했다. (사생·寫生은 ‘실물이나 경치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일’이라는 뜻.)
당시 동아일보는 “어디를 가든지 조그만 스켓치뿍(스케치북)과 연필은 잊지 말고 가지고 다니라”며 “시집간 누이가 오거든 경대 앞에 앉아 화장하는 것을 몰래 슬쩍 스케치 해보라. 나중에 누나가 보면 깔깔대고 웃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1934년 처음 지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어린이 일요’는 요즘 어린이에게 읽어줘도 부족하지 않은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해 10월 14일자는 “아침에는 다리가 네 개, 점심에 두 개, 저녁에 세 개인 것은?”이라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소개했다. 1937년 10일 10일에는 나뭇잎에 단풍이 드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7월 28일자에는 나폴레옹이 못 건넌 도버 해협을 독일군이 건널 준비를 하고 있다는 무시무시한 소식(아래 사진)을 전하기도 했다.
자식들을 우리보다 하나라도 더 알고, 하나라도 더 나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일제강점기 식민지 조선에 살던 부모님들 역시 같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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