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 보던 독일 바퀴벌레보다 4배 정도 큰 미국 바퀴벌레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바퀴 박멸에 ‘붕산’이 좋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바퀴를 죽이는데 붕산이 좋다고 말했다. “그걸 부엌 가장자리에다가 쫙 뿌려놓으면 바퀴들이 지나가다 다리에 묻으면 핥는 습성이 있다. 바퀴는 수분이 증발되는 걸 억제하는 왁스를 몸에 입혀놓는데 (붕산이) 이 왁스 층을 녹인다. 한 닷새 정도 지나면 말라서 죽는다”라고 말했다. 붕산은 약국에서 구할 수 있다.
바퀴를 미리 예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개수대에 (음식물이) 남아있으면 그걸 먹이로 잘 먹는다”라며 개수대를 깨끗이 하고 음식물을 밀봉해 잘 보관하라고 했다.
미국바퀴가 최근 급증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해당 바퀴의 종은 ‘이질바퀴’이며 원산지가 중앙아프리카이다. “이질바퀴가 아프리카에서 와서 추위에 약하다. 그래서 북상이 어려웠는데 난방이 잘 되고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중부지방까지 올라온 것”이라고 말했다.
바퀴가 위험한 이유는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바퀴는) 뭐든지 다 먹을 수 있다. 변도 먹고 피고름도 먹는다”라며 “먹은 것들 중에 소화가 잘 안된 것들은 음식물 위에서 토해낸다”라고 말했다.
바퀴에 대해 떠도는 속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바퀴를 때려서 죽이면 알이 밖으로 나온다는 말에 대해 “맞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독일 바퀴는 알집의 알껍데기가 굉장히 얇다. 이걸 부화하기 직전까지 꽁무니에 매달고 다닌다. 부화하기 직전에 그걸 떨어뜨리는데 그때쯤 맞으면 알들이 튀어나온다”라고 말했다.
한 번에 수 백 개의 알을 낳는다는 말은 틀리다고 했다. 우리가 자주 보는 독일바퀴의 경우 평생 35개 알을 낳는다.
‘지구가 멸망해도 바퀴벌레는 살아남는다’는 말은 사실이라고 했다. “동물체 중 가장 환경적응력이 뛰어난다”라며 “핵 전쟁이 나면 끝까지 살아남는 동물은 바퀴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가영 동아닷컴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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