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나라’… 아이들 인구 처음 넘어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일 03시 00분


2016 인구주택 총조사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가 이미 노인이 더 많은 나라가 된 것이다. 특히 열 집 중 한 집은 65세가 넘은 노인들만 사는 가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인구 증가율이 0.4%에 그치는 등 저출산 고령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달라지는 인구 구조에 맞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현실이 된 고령화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6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677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6000명(3.1%) 증가했다. 반면 14세 이하 인구는 13만9000명(2.0%) 줄어든 676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인구가 14세 이하 인구보다 7000명 더 많아지며 사상 처음으로 두 연령대의 인구수가 역전됐다.

이는 당초 통계청이 예측했던 추월 시점보다도 1년 빠르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당초 올해 이런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지만 출생아 수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적어 시점이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4세 이하의 유소년 인구 대비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 지수도 처음으로 100을 넘어 100.1을 보였다.

일부 지역은 노인이 대다수가 된 지 오래다. 전남은 이미 2015년에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65세 이상 사람들이 도 전체 인구의 21.1%를 차지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사회란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것을 뜻한다. 공업단지가 많아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이 많았던 경남은 지난해 처음으로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65세 이상 노인으로만 이뤄진 가구는 226만 가구로 전체(1937만 가구)의 11.6%로 나타났다. 이미 국내에서 가장 흔한 가구 유형으로 자리 잡은 ‘1인 가구’ 중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이 24%를 차지했다. 혼자 사는 사람 4명 중 1명은 노인인 셈이다.

한편 시도별 인구는 경기가 1267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980만5000명) 부산(344만 명) 경남(334만 명) 등의 순이었다.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인구는 2539만 명으로 전년보다 11만7000명 늘었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지난해에도 2015년과 같은 수준(49.5%)을 유지했다.

○ 역대 최저로 떨어진 인구 증가율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는 5127만 명(외국인 포함)으로 2015년(5107만 명)보다 20만 명(0.4%)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연평균 증가율이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집에 아이가 있는 가구도 줄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구는 557만3000가구,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구는 205만6000가구로 1년 전보다 각각 2.2%, 1.0% 감소했다.

다문화 가구는 1년 전보다 1만7000가구(5.6%) 늘어난 31만6000가구로 처음으로 30만 가구를 넘어섰다. 다문화 가구 중에선 외국인과 결혼한 가구가 11만6000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주로 경기(30.1%)와 서울(23.2%)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001년부터 시작된 저출산과 고령화의 영향이 피부에 와 닿는 시점이 된 것”이라며 “초중교 교사 수급, 대학 구조조정 등 정책 수립에 인구구조의 변화를 중요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하던 정책이 출산율 반등에 결국 실패한 만큼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전체 주택의 60.1%는 아파트로 집계돼 ‘아파트 공화국’임이 또다시 증명됐다. 지난해 아파트는 1003만 채로 1년 전보다 2.2% 늘어났다. 아파트가 1000만 채를 넘어선 것은 1960년 조사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은 시도는 세종(78.3%)으로 나타났다. 제주는 31.7%로 아파트 비중이 가장 낮았다. 또 전국의 빈집은 112만 채로 전년보다 5만1000채(4.8%) 늘었는데 이 중에서도 아파트가 58만 채로 가장 많았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인구주택#총조사#노인#아이#65세이상#14세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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