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일)은 전국 예비 대입 수험생들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마지막 전국연합합력평가(모의고사)를 치르는 날. 이제는 대학 정원이 대입 희망자 숫자를 추월한 시대가 됐지만 그래도 저마다 희망 대학이 다르기 때문에 노력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이때 ‘대학 정원’은 입학 정원을 가리키는 말. 하지만 1980년대 초반에는 ‘대학 정원= 졸업 정원’인 시절도 있었다.
전두환 정권이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는 1980년 8월 30일 대학졸업제도를 마련했다. 문교부(현 교육부)는 그해 9월 5일 ‘학과별 최소졸업정원제’ 내용을 담은 교육개혁 시안을 발표했다. 졸업 정원보다 30% 가량 신입생을 더 뽑은 다음 학기가 끝날 때마다 일정 비율을 제적해 졸업 때 정원을 맞추는 방식이었다.
사실 ‘입학 문은 넓게, 졸업 문을 좁게’라는 방침은 선진국에서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대학 학사 방식이었다. 문제는 일률적으로 30%를 중도에 탈락시켜야 한다는 점. 학점도 무조건 상대평가 방식으로 매겨야 했다. 학생들은 서로 캠퍼스의 낭만을 나누는 친구가 아니라 네가 살아남으면 내가 죽어야 하는 경쟁자가 됐다. 나중에는 이 제도 때문에 중도 탈락할 것을 우려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있었다.
결국 문교부는 1985년부터 초과 모집 비율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면서 졸업정원제를 사실상 폐지했다. 1988년부터는 아예 입학정원제도 돌아갔다. 이와 함께 졸업정원제로 탈락한 학생이 다시 재입학할 수 있는 길도 열어주었다.
당초 정부 예상과 달리 이 제도가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에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 시위를 막아보려는 의도 역시 군사정권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대학생이 늘어나면서 운동권 인재 풀(pool)이 넓어져 오히려 학생 운동이 사회 곳곳까지 침투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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