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민 디제이 4명이 지난달 29일 부천시 오정생활문화센터 개관 기념으로 센터의 마을방송국에서 공개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김만수 부천시장도 출연해 대담했다. 부천문화재단 제공
지난달 29일 부천시 오정생활문화센터 마을방송국에서 시민 디제이(DJ)의 공개방송이 펼쳐졌다. 부천지역 마을미디어단체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주간F4’ 소속 2명과 ‘에코맘들의 수다’ 소속 2명이 마이크를 잡았다. 주간F4는 다소 몸집이 큰 20대 청년들. F는 영어 ‘fat’(뚱뚱한)과 ‘fantastic’(환상적인)이라는 뜻이다. 에코맘들의 수다는 30, 40대 경력단절여성이 주축이 돼 육아 정보를 주로 전한다.
이들은 이날 개관한 오정생활문화센터 시설과 프로그램을 알려주면서 “지하 1층, 약 1000m² 규모에 마을방송국, 밴드실, 연습실, 공연장이 있다”고 알려줬다. 센터 소개가 끝나자 김만수 부천시장이 초대손님으로 나와 20분가량 대담했다. 김 시장은 “11월 한 곳이 더 생기면 모두 7개 생활문화센터가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고 ‘문화 심장’의 역할을 다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공개방송에 또 출연하기로 약속하고 방송을 끝냈다.
부천에서 시민 미디어활동가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천시 산하 시민미디어센터가 지난해 8월부터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방송교육을 시작하자 곳곳에서 마을방송이 탄생하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생활 정보와 마을소식을 전한다. 도시재생, 추억의 노래 같이 다루는 소재도 다양하다.
에코맘들의 수다는 시민미디어센터 방송교육 1기생이다. 경단녀 4명이 똘똘 뭉쳐 충실히 이수한 교육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방송 콘텐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은 6개월 단위로 시즌 1, 2, 3을 나눠 30∼40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주로 ‘수다’다. ‘엄마들의 추억 상자’라는 코너에서는 첫사랑 때 들었던 청취자의 음악과 사연을 소개하기도 한다. 아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등을 알려주는 ‘에코 팁’과 시정(市政) 정보도 알려준다.
녹음과 편집 장비 및 시설은 시민미디어센터가 지원한다. 방송팀을 이끄는 김지현 씨(36)는 “이달 말경 시작할 시즌3 방송에서는 살충제 잔류 달걀이나 환경호르몬이 심각한 휴대전화 케이스처럼 최근 불거진 이슈부터 거론할 생각”이라며 “앞으로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해 ‘보이는 라디오’ 설비까지 갖춘 마을방송국이 생기면 주민과의 소통은 더 활발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50, 60대로 이뤄진 ‘소사마을라디오’도 있다. 주거환경 개선, 도시재생 등 주생활에 관련된 특화 방송이다. 70, 80대 할머니 8명이 참여하는 ‘춘의마을라디오’는 각자 살아온 일대기를 구술하면서 애창곡을 부르는 식으로 운영된다. 사회복지사와 인턴이 고령의 할머니들을 도와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부천지역 마을방송은 ‘팟빵(www.podbbang.com)’의 ‘부천마을미디어’에서 다시 들을 수 있다.
부천시는 이달 중순까지 마을미디어단체를 추가 모집해 방송교육을 한다. 한범승 시민미디어센터장은 “방송 초보자에게 맞춤식으로 교육한 뒤 방송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만들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성과가 좋은 데다 마을방송이 꾸준히 늘고 있어 시민 주도의 독립적인 라디오방송 주파수를 더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32-329-8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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