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힌츠페터와 37년만에 ‘재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7일 03시 00분


5·18 발자취 다룬 추모 사진전에 故 김사복씨 사진-유품 전시 계획

5·18민주화운동을 세계 처음에 알린 독일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 씨와 그를 태우고 광주에 온 택시운전사 고 김사복 씨가 사진과 유품을 통해 37년 만에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인물인 김사복 씨의 아들 승필 씨(58)는 6일 오후 광주시청 1층에서 열리고 있는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 사진전을 둘러보고 윤장현 시장과 면담했다. 지난달 21일 개막한 추모 사진전은 당초 3일 폐막 예정이었으나 관람객이 몰리자 다음 달 9일까지 연장됐다.

추모 사진전에는 힌츠페터 씨가 사용했던 여권과 안경 사진은 물론이고 영화에 나왔던 택시도 전시돼 있다.

윤 시장은 1997년 광주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면서 힌츠페터 씨 등 5·18 당시 취재했던 외신기자 10여 명을 초청해 ‘5·18특파원 리포트’라는 책을 발간했다. 힌츠페터 씨는 이 책에서 5·18 당시 광주에 함께 온 김사복 씨를 처음 언급했다. 두 사람은 5·18 이후 만나지 못했고 힌츠페터 씨가 2003년 국내에서 언론상을 받으면서 김사복 씨를 꼭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승필 씨는 윤 시장을 만나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영화와 달리 아버지가 당시 국내 정치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 사명감을 갖고 광주행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했고 재야 인사들과 교류하며 외신기자들에게 국내 상황을 설명했다고 회고했다.

광주시는 1980년 5월 당시 김사복 씨의 행적이 담긴 기록물과 사진 등을 전시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37년간 김 씨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와 그간의 행적, 5·18 당시 발자취를 힌츠페터 추모 사진전에 ‘김사복 코너’를 따로 만들어 시민에게 알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5·18민주화운동#택시운전사#힌츠페터#김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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