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파티마병원은 최근 AI 기술을 접목한 의료녹취 시스템을 도입했다. 영상의학과가 자료를 분석한 소견을 녹음하면 실시간 글자로 풀어 저장한다. 담당 직원이 녹음을 듣고 입력하던 기존 방식보다 3배 이상 시간이 단축된다. 의무기록 작성 부담을 줄인 의료진은 환자에게 신속하게 소견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진료 대기시간도 줄었다.
이 시스템은 의학용어를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갖췄다. 한국어와 영어를 같이 쓰는 국내 의료환경에 적합한 자동변환 기술도 지원한다. 박진미 병원장은 “의료계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남대병원은 최근 AI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온빛과 협약을 체결해 음성인식 기반의 AI 의료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진료 예약 및 안내, 수납 처리까지 가능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영남대병원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도 협약을 맺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의료기술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AI를 활용해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용 재활로봇과 피부 밀착형 웨어러블 센서(착용하는 센서), 보행 측정 및 운동용 ‘입는 로봇’, 신체 균형 및 운동기계용 로봇 등을 개발한다. 윤성수 병원장은 “AI 기술을 융합해 환자에게 수준 높은 의료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은 한국형 ‘AI 의사’로 불리는 ‘임상의사 결정지원(CDSS)’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의사가 환자 정보를 입력하면 관련 자료를 분석해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미국 IBM의 AI 의사 ‘왓슨’과 달리 한국인의 체질을 고려해 처방하도록 돕는다. 국내 의료보험 환경에 맞는 치료 및 재활 방법도 알 수 있다. 정호영 병원장은 “컴퓨터공학과, 의료정보학과 등과 협업해 도입 시기를 앞당겨 환자 치료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3월 암 치료에 특화된 왓슨을 도입한 계명대 동산병원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까지 대장암과 부인암 위암 유방암 폐암 등 암 환자 94명의 진료에 활용한 결과 환자의 만족도와 신뢰도가 높아졌다. 암 전문의와 협력해 치료법을 찾는 다학제 진료와 치료법이 일치하는 비율도 폐암과 유방암은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동산병원은 왓슨에 적용하는 암 분야를 7종에서 12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비슷한 시기에 왓슨을 도입한 대구가톨릭대병원은 6일까지 환자 134명을 진료했다. 대장외과를 비롯해 유방외과 부인과 혈액종양내과 위장외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등 다양한 질병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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