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기념물 56점 평택 반출 승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1일 03시 00분


박정희 前대통령 휘호 비석 등 포함
문화재청, 문인석상 등 12점 제외
일각 “용산 현대사 유물 이전 성급”

주한미군이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내 미군과 관련된 기념물을 평택기지로 반출하겠다고 요청하자 문화재청이 56점을 승인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이 문화재청에서 제출받은 ‘용산 미군기지 내 기념물·기념비 평가결과 목록’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 국방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단 요청에 따라 용산기지 내 기념물 68건을 평가했다. 이 중 조선시대 문인석상 등 12건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이전 가능’이라고 승인했다.

이전 허가가 난 기념물에는 주한미군군사고문단 기념비,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7사단 코이너 소위의 이름을 딴 ‘캠프 코이너’ 안내 동판, 1978년 한미연합군사령부 창설 기념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 비석 등이 포함됐다. 낙동강전투 등을 지휘한 워커 장군 동상을 비롯한 12점은 평택기지로 6월까지 이전이 완료됐다.

그러나 일본군이 만주사변 사망 장병을 기린다며 1935년 용산기지 자리에 세운 충혼비를 미군이 교체해 건립한 ‘한국전쟁 미군 기념비(미8군 본부 기념비)’ 등 용산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 유물에 대해 이전 결정을 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주백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는 “미군 장군 동상 같은 것은 평택으로 옮기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한국과 미국 양측 모두 이전 뒤 그 장소를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 한미동맹에서 용산기지의 의미를 어떻게 역사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용산#미군기지#기념물#평택#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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