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홍보 대가로 객실 투숙을 요청해 구설수에 오른 최영미 시인(56)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예술가 특유의 자조와 엉뚱함이 섞인 표현 아니냐”는 옹호론과 “특급호텔과 수영장을 운운한 것은 순수함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유명인사는 최 시인에 동정을 표한 반면 일반 누리꾼들은 그를 질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57)은 11일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을 버나드쇼 풍의 영국식 위트로 받아들이고 빙긋 웃었는데 그렇지 않게 받아들인 분들도 많나보다. 일부러 엉뚱함과 자조적인 사차원적 표현을 넣은 위트로 보았는데”라고 적었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45)도 페이스북에 “월세를 전전하며 이사가 지긋지긋하다는 시인이 ‘특급호텔에 수영장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무리는 유머와 연민으로 읽어야 온당하다”라고 최 시인 편을 들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 겸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72)도 이날 트위터에 “갑질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빈민에 속하는 최영미 씨가 호텔에 언제 갑인 적이 있었던가. 홍보대사 제안 호텔이 받아들이면 좋고 안 받아들이면 그만인 사안 아닌가”라고 두둔했다.
반면 대다수 누리꾼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누리꾼 ‘I**** ****’은 “돈이 안 되고 고단한 길을 택한 건 본인의 의지였다. 연구나 창작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최소한의 의식주라도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거라면 이해가 가지만 그게 왜 5성 호텔이어야 하는지. 공감과 비난의 분수령은 그 지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퓨**도 “치열하게 시를 써서 인정받았는데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세상물정 모르는 공주가 돼 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고 비판했다.
psy5***는 “예술 하는 이들은 자신이 하는 예술이 엄청 대단하다고 착각하고 그런 자신을 대접해주지 않는 세상이 범속하고 야만스럽다고 하지만 그건 시인 자신이 시로 그려낸 환상 세계를 헤매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vmfl***도 “남들은 몇 십 만 원씩 주고 가는 호텔을 겨우 시낭송으로 퉁치겠다? 다른 문학인에게 먹칠하는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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