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 먹고 실 뽑는 누에고치 구경 신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8일 03시 00분


서리풀페스티벌 첫날 잠원나루축제

서울 서초구와 서초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서리풀페스티벌 첫날인 16일 잠원체육공원에서 열린 잠원나루축제에서 어린이들이 누에를 관찰하며 설명을 듣고 있다. 서초구 제공
서울 서초구와 서초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서리풀페스티벌 첫날인 16일 잠원체육공원에서 열린 잠원나루축제에서 어린이들이 누에를 관찰하며 설명을 듣고 있다. 서초구 제공
“처음 번데기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요.”

16일 서울 서초구 잠원나루축제장에서 난생처음 번데기를 먹은 이정우 군(3)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서리풀페스티벌 첫날 행사인 잠원나루축제에서는 아빠와 함께 번데기 먹여주기 경연대회가 열렸다. 아빠가 40cm 길이의 긴 젓가락으로 아들에게 번데기 20개를 먹여주는 대회다. 잠원나루축제는 누에를 키워 비단실을 뽑던 ‘잠원’이라는 유래에서 착안해 주민들이 만든 행사다.

이날 누에 생태 체험관에도 관람객이 붐볐다. 아이들은 누에를 만지고 먹이를 준 뒤 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는 물레질을 체험했다. 잠원나루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왕비친잠행사’ 재현이다. 왕비가 직접 뽕잎을 따고 누에를 쳐서 명주실로 비단을 만드는 모습을 다시 꾸몄다. 조선 태종 때부터 내려오는 전통 방식을 따라 왕비가 직접 뽕잎을 따고 누에를 친 뒤 수확한 고치에서 실을 뽑는 물레질, 실로 베를 짜는 베 짜기, 마지막으로 왕비가 직접 비단을 하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잠원나루축제를 포함해 이날 개막한 서리풀페스티벌은 24일까지 이어진다. 방배동 카페골목, 반포동 서래마을, 양재동 말죽거리 등 27곳에서 열린다. 서리풀은 덩굴식물의 한 종류다. 서초라는 지명이 여기서 유래했다. 2년간 반포대로 10차로를 통제하고 대규모 행사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지역 특성을 살린 골목축제로 바뀌었다.

16일에는 축제의 한 행사로 마련된 전국노래자랑에 가수 이미자가 출연했다. 27년 동안 서초구에 거주한 이 씨는 이날 재능기부로 참가해 본선 심사와 히트곡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18일 서래마을에서 ‘골목악단 거리공연’, 21일 양재시장 골목에서 말을 소재로 한 ‘말죽거리축제’, 23일 용허리공원에서 반려견 축제가 열린다. 24일 방배동 카페골목에서는 17개 팀 400여 명이 참가하는 골목 퍼레이드가 펼쳐질 예정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서리풀페스티벌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예술 축제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서리풀페스티벌#잠원나루축제#누에고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