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9일 도시재생 축하행사
청계천 위 공중보행교 복원… 난간 등 50년 역사 흔적 살려
옥상 개방 전망대 쉼터 새단장… 청년 창업 스타트업 공간도 마련
정식 개장 하루 전인 18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와 청계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에서 시 관계자들이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1967년 지은 세운상가는 19일 도시재생을 통해 50년 만에 새롭게 단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낡고 어두운 전자상가로만 기억되던 세운상가 일대가 달라졌다. 19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서울시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수십 년간 잘못된 재개발의 상징으로 남은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를 확연히 바꿔 놓았다.
1967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타운으로 지은 세운상가는 1972년 바로 옆에 청계상가, 대림상가까지 들어서면서 ‘전기전자의 메카’로 불렸다. 그러나 사대문 안 동서를 가로지르는 종로와 을지로의 흐름을 남북으로 길게 잘라놓은 듯한 개발의 대가는 컸다.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중간에서 정체되는 현상을 빚었다. 1980년대 강남 개발로 상권이 한강 이남으로 옮겨가기 시작하고 1987년 용산전자상가, 1998년 강변테크노마트가 생기면서 대표 전자상가의 위상도 사라졌다. 사적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바로 건너편에 있어 건물 높이의 제한을 받아 재개발 추진 동력도 미미했다.
50년 만에 재탄생한 세운상가는 이 같은 낡음과 쇠락을 역으로 이용했다.
먼저 평행의 흐름을 수직으로 절단했던 상가들을 다시 연결해 사람이 걷는 길로 만들었다. 이전에는 청계천 위를 공중보행교가 가로질렀지만 청계고가가 만들어지면서 끊어졌다. 이를 새롭게 복원하면서 범위를 넓혔다. 2020년까지 삼풍상가∼진양상가∼남산순환로 차도 위로 보행다리가 생기면 남산부터 종로까지 우회하지 않고 바로 걸어갈 수 있다. 상가 옆으로 늘어선 무허가 상점 100여 곳 위로 3층 높이, 500m 길이의 보행 덱이 생겼다. 그 대신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 설계한 세운상가와 청계상가의 흔적을 살리기 위해 난간을 비롯한 건물 일부는 그대로 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 9층 전망대를 타고 세운상가 옥상으로 올라가 보면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옥상’으로 이름 붙은 이 전망대 쉼터는 과거 일반인은 올라오지 못했다. 정면으로 북한산과 종묘가 바라다보이고 뒤쪽으로는 남산이 선명하다. 발밑으로는 여관과 작은 가게들이 1970, 80년대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상가 빈 공간은 지능형 반려로봇, 전자의수(義手) 같은 신기술 스타트업을 일구는 청년들에게 창업공간으로 임대했다. 4월 공모로 선정된 17개 팀이 지난달 입주를 시작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많이 찾도록 실무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환경이 좋아져서 임대료가 올라 기존 전기전자 상점들이 쫓겨나듯 떠나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는 상인회와 지난달 상생협약을 맺었다. 임대료를 일정 비율 이상으로 올리지 않도록 자정 노력을 하고 대형 프랜차이즈 업종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는 데 공감했다. 방문객이 시간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1970∼90년대 붙인 작은 상가 간판도 되도록 유지하기로 했다.
세운상가의 재탄생을 축하하는 개장행사 ‘다시세운한마당’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상인들이 참여해 19일 오후 5시 반 다시세운광장(옛 초록띠공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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