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나눔 실천으로 행복을 나누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5일 03시 00분


골목투어 걷고 참가비 모아 선행… 동대구역 129개 건강 기부 계단 등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나눔 실천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 동아리 복지실천연구회가 최근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 2코스에서 연 기부 걷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골목 관광을 즐기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 동아리 복지실천연구회가 최근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 2코스에서 연 기부 걷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골목 관광을 즐기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골목을 걷기만 해도 기부가 된다. 얼토당토않은 것만 같은 아이디어를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 학생들이 진짜로 만들어냈다. 사회복지과 동아리 복지실천연구회가 개발한 ‘기부 걷기 대회’다.

대구 중구 자원봉사센터 프로그램 공모에 뽑힌 이 대회는 중구 근대골목투어 2코스를 걷고 참가비는 기부하는 형식이다. 골목 관광에 더해 나눔 실천의 뜻을 담았다. 올해 상·하반기 두 번 열려 약 130명이 참가했다. 자료 전시회와 ‘소원 팔찌’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같은 체험도 했다. 행사로 모인 약 100만 원은 중구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한다.

기부 걷기를 기획한 2학년 김재형 씨(30)는 “평소 기부할 생각은 있지만 선뜻 나서기 어려운 시민을 생각해 재미와 흥미를 더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전공 지식을 활용해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공부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내년에도 기부 걷기를 계속해 기부 문화 확산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애재 사회복지과 교수는 “학생 스스로 아이디어를 모아 기부 걷기를 기획하고 행사를 진행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나눔을 실천해 행복을 더하는 기부 바람이 대구에 불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효성병원이 지난달 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 3번 출구 129계단에 만든 ‘건강 기부 계단’은 반응이 뜨겁다. 계단을 오를 때면 계명에 맞춰 피아노 소리가 나고 그림도 감상한다. 1명이 오를 때마다 기부금 10원을 적립한다. 동대구역에 따르면 최근까지 약 28만8900명이 오르내렸다. 기부금은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쓸 계획이다.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은 “계단 오르기로 건강도 챙기고 기부도 함으로써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따뜻한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1월 일반병동 1∼8층 117개 계단에 설치한 ‘건강 기부 계단’ 이용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동산의료원에 따르면 20일까지 연인원 76만1701명이 계단을 올랐다. 1층과 2층 계단 사이에 센서가 있어 사람이 계단을 오르면 자동으로 1인당 10원의 기부금을 적립한다. 1층 전광판은 하루 및 누적 이용자를 보여준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라는 무언의 응원을 보낸다. 동산의료원은 기부금을 저소득층 환자 진료비나 의료지원사업에 쓸 계획이다. 김권배 의료원장은 “병원 계단을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며 “작은 관심으로 기부가 일상이 되는 대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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