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년 연례행사처럼 ‘서비스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한국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기여하는 비중은 10년 전보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高)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구호가 수년째 정부와 정치권에서 헛도는 동안 청년실업은 사상 최악의 숫자를 향해 치닫고 있다.
24일 국회 예산정책처와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고용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66.3%에서 2015년 69.7%로 3.4%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전 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비중은 오히려 같은 기간 60.2%에서 59.4%로 0.8%포인트 줄었다. 각종 규제와 이익단체의 반대로 고부가가치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편의점과 모텔(도소매숙박업), 부동산중개소(부동산업) 등 부가가치가 낮은 분야 위주로 서비스업 일자리가 늘었다는 의미다.
이 기간 정부는 30차례 가까이 직간접적인 서비스 산업 대책을 내놨다. 이름은 ‘서비스업 선진화’ ‘활성화’ ‘발전전략’ 등으로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 내용은 비슷했다. 제조업 위주의 성장전략을 바꿔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인 의료 관광 교육 금융 콘텐츠 산업 등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년의 결과를 보면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장밋빛 청사진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문재인 정부는 영세 서비스업 생산성 제고, 공유경제 활성화 등을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있지만 신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 대안은 내놓지 못한 상태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이 주춤해지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그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서 청년실업도 악화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 청년실업률(만 15∼24세)은 2013년 9.3%에서 지난해 10.7%로 4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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