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새 3차례 소환조사… 건설업자에 돈받은 혐의 일부 시인
청사 부근 원천저수지서 극단 선택… 경찰 “변호인 입회… 강압 없었다”
국토교통부 출신인 도태호 경기 수원시 제2부시장(57)이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국토부 재직 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도 부시장은 이날 오후 3시경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내 원천저수지에 투신했다. 주민 신고로 구조대원이 출동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도 부시장은 이날 정상 출근해 오전 8시 확대간부회의와 오후 2시 협약식 행사에 참석했다. 오후 2시 반 비서에게 “개인적인 볼일이 있다”고 말한 뒤 사무실을 나와 택시를 타고 공원으로 향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그가 저수지 인근을 배회하다 물속으로 뛰어드는 장면을 확인했다.
도 부시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조사를 받고 있던 중이다. 2010년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경북 지역 도로건설사업을 장모 씨가 수주할 수 있게 힘써 주는 대가로 1억60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당시 도 부시장은 국토부 건설정책관(국장급)이었다. 그는 20, 21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숨지기 전날에도 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앞서 두 차례 조사에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세 번째는 “4000만 원가량을 받았다”며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6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를 알게 된 도 부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추정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3차례 조사 모두 변호사가 입회했고 심야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진술 녹화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 부시장의 지인은 “고인은 돈을 받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인정한 것을 억울해했다”며 “최근까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노력하자고 했었다”고 밝혔다.
행정고시 31회 출신인 도 부시장은 이명박(MB) 정부 시절 승승장구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기획조정분과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주택정책관 건설정책관 도로정책관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국토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토부 퇴직 후 염태영 수원시장의 제의로 제2부시장을 맡아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 해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염 시장은 도 부시장이 국토부에서 토지와 주택, 교통 분야를 두루 거친 점을 높이 사 적극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부시장에게 뇌물을 줬다고 진술한 건설업자 장 씨는 2008∼2010년 당시 현직이던 윤모 전 경북개발공사 사장(64)에게 김천혁신도시 하도급 공사 계약 2건을 따게 해달라며 95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인물이다. 윤 전 사장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장 씨는 공소시효 만료로 기소되지 않았다. 윤 전 사장은 1990년대 말부터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간부로 일하다가 2006년 11월 경북개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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